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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에 더 혹독한 '최강한파'

홀몸노인 가구, 끼니 걱정에 난방도 포기
25일 최강 한파, 난방 어려운 노인들 직격탄
수도관 얼어 물 한방울 안나와
"기름 살 돈 없어 보일러 안터질 정도만 틀어놓는다"

  • 웹출고시간2023.01.25 21:07:48
  • 최종수정2023.01.25 21:07:48

올 겨울들어 최강 추위가 찾아온 25일 난방비 폭탄을 맞은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기만 하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홀로 사는 91세의 박 모씨가 난방도 하지 못한 '냉골'인 집에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생활하고 있다. 며칠째 계속된 강추위로 집안에 있는 수도는 얼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난방비는 기대도 안해요. 따뜻한 물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 살고 있는 박순자(가명·91) 할머니의 집에선 약간의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방바닥은 잠시도 발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입김이 방안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안방에 있는 온도계를 보니 영하 4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방안과 바깥이 비슷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대야에 받아 놓은 물은 이미 꽁꽁 얼어붙었고 수도꼭지까지 얼어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박 할머니는 "기름 살 돈이 없어 보일러 안 터질 정도만 틀어놓고 있다. 해마다 겨울을 춥게 보내는 것에 익숙해져서 괜찮다"며 멋쩍게 웃었다.

올 겨울들어 최강 추위가 찾아온 25일 난방비 폭탄을 맞은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기만 하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홀로 사는 91세의 박 모씨가 난방도 하지 못한 '냉골'인 집에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생활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박 할머니는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5일에도 홀로 최강 한파를 마주하고 있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홀몸이 된 그를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전기장판과 이불 한 장이 전부였다.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난방은 포기한 지 오래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산에서 폐목을 줍거나 폐지 등으로 집 앞에 있는 화로에 불을 때며 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기자가 겨울에는 따뜻하게 보내야 한다며 보일러를 틀자하니 난방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손 사레를 치기도 했다.

박 할머니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얇은 목도리 한 장과 몸에 걸친 패딩뿐이었다. 박 할머니가 수년간 겨울을 보낸 유일한 방법이다.

박 할머니는 여름에는 나물을 캐 시장에 내다 팔고 겨울에는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것마저 요즘에는 무릎이 불편해지는 바람에 어려워졌다.

현재 박 할머니에게 지원되는 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지급되는 한 달 기초연금 20여만 원이 전부다.
이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고유가·고금리·고환율에 따라 식료품 가격과 외식비가 덩달아 오르면서 박씨의 끼니는 점점 부실해지고 있다.

올 겨울들어 최강 추위가 찾아온 25일 난방비 폭탄을 맞은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기만 하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홀로 사는 91세의 박 모씨가 난방도 하지 못한 '냉골'인 집 부엌에서 두터운 옷을 입고 끼니를 위해 가스렌지를 켜고 있다.

ⓒ 김용수기자
박 할머니는 "아침 식사는 보통 라면으로 때우고 점심은 인근 노인복지회관에서 주는 무료식사로 해결하고 있다"며 "저녁 식사도 아침과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 까이다. 기름도 살 돈이 없어 남은 것을 아껴 쓰고, 추운 날씨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 할머니는 "난방비 걱정은 둘째 치고 따뜻한 물이라도 마음껏 쓸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현실적으로는 어려우니 날이 따뜻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박 할머니와 같은 처지에 놓인 기초연금 대상자는 지난달 기준 8만3천461가구가 있다.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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