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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 적은 소고기도 '1++'…등급기준 개편 논란

소비자 "가격만 오르는 셈" 불만
사육비용 단축… 농가 '기대반 우려반'
"획일적 등급제 바꿔야" 지적도

  • 웹출고시간2019.12.05 21:06:17
  • 최종수정2019.12.05 21:06:17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소고기 등급 기준 변경에 따라 육질 등급(1++, 1+, 1, 2, 3)에서 1++등급과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이 조정된다. 5일 청주시의 한 대형 마트 축산물매장에서 소비자가 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유소라기자] 주부 한모(51·청주시 청원구)씨는 평소 육식을 즐기는 중학생 아들에게 먹일 소고기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았다. 1++등급 한우 갈비살과 1+등급 가격 차이가 100g당 많게는 3천 원 이상 차이가 난다. 한씨는 "이왕이면 아이에게 좋은 고기를 먹일 생각에 비싸도 1등급을 사는 편인데 앞으로는 싸게 먹을 수 있었던 1+도 1등급으로 분류된다니 더 비싼 돈을 주고 사먹게 되는 셈 아니냐"고 토로했다.

붉은 고기에 하얗게 박힌 지방을 일컫는 마블링은 소고기의 등급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그동안 마블링이 보기 좋게 촘촘히 있으면 그만큼 고품질로 인정받아 왔으나 이제는 옛말이 됐다.

건강을 고려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정부가 15년 만에 소고기 등급 기준을 손보면서다.

5일 충북도와 축산업계에 따르면 소고기 등급 기준 변경이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육질 등급(1++, 1+, 1, 2, 3)에서 1++등급과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이 조정된다.

1++등급은 지방함량이 현행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낮아지고, 1+등급은 지방함량이 13~17%에서 12.3~15.6%로 조정된다.

개편안을 적용했을 때 2++ 한우 비율은 현재 12.2%에서 20%대로 크게 늘어나고, 1+ 비율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고기 등급 기준 개편안의 맹점이다.

소고기 등급 기준 완화로 근내 지방도 최고 등급인 1++의 범위가 확대된 가운데 소비자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등급의 고기가 1++로 편입돼 같은 등급의 고기를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사먹게 되는 셈이어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축산 농가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이번 소고기 등급 기준 변경으로 평균 소 사육기간이 31.2개월에서 29개월로 2.2개월 단축돼 마리당 44만6천 원가량 사육비용 등이 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평균 소 사육기간은 일본(29개월), 미국(22개월)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반면, 소고기 품질 저하 논란과 공급량 증가로 인한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블링을 기준 삼아 획일적으로 등급을 매기는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등급 이상인 한우가 전체의 73%에 달해 등급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며 "차라리 등급제가 아닌 지방함량 등급, 육질 등급 등을 표기해 자연스럽게 시장가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지난 6월 도내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소고기 등급 기준 개편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을 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부작용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트렌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농가들이 소고기 지방 함량을 높이기 위해 오랜 기간 소를 길렀던 관행이 줄어들면서 사육 비용이 절감돼 소비자 가격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고기 등급 기준 개편안은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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