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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로 돌아온 7년의 적폐…내년엔 없는 29명의 도민

제천스포츠센터 대형참사 복기(復棋) 해보니…
2011년 완공·2017년 증축·경매, 12월 대형참사
면허·증축 '불법투성이'에 시·소방서 '뒷짐행정'
소방관 출동·진압, 정치권 대응 '세월호 판박이'

  • 웹출고시간2017.12.25 20:15:51
  • 최종수정2017.12.25 20:15:51
[충북일보] 사망 29명, 부상 36명 등 총 65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및 인명구조 과정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에도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관련기사 2·3·4면>

본보 특별취재팀은 해당 건물의 신축 및 증축, 화재 발생 후 소방당국과 정치권 대응 등을 복기(復棋)하는데 주력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취재 결과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상당수 건축물에서 만연된 불법 시공과 증축, 지자체의 인·허가 행정, 소방당국의 방화 및 위험물 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면허대여·불법증축

2011년 완공된 제천 스포츠센터. 첫 건물주 박모씨는 제천지역 목욕탕에서 때밀이와 구두닦이 등을 통해 돈을 벌어 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최근까지 제천에서 메디컬센터 등 대형 건축물 3개를 완공했다. 세번째로 완공한 스포츠센터는 박 씨가 지역에서 성공한 건축사업자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는 종합건설 면허를 취득하지 않았다. 건축물 시공이 있을 때마다 면허를 대여했다는 게 제천지역 건설업자들의 증언이다.

잘 나가던 그는 현재 구속 수감된 상태다. 대형 건축물 조성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했고, 급전을 지원한 업체가 사기혐의로 송사(訟事)를 벌이면서 그의 사업가 운명이 하루아침에 철창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스포츠센터 건물은 그동안 두차례에 걸쳐 불법 증축이 이뤄졌다.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수사본부'는 지난 23일 현 건물주를 조사해 9층(53㎡)에서 불법증축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2011년 건축 당시 7층이었지만, 2012년과 2013년 2차례에 걸쳐 증축됐다는 얘기다.

두 차례에 걸쳐 증축이 이뤄진 2012년과 2013년은 현 건물주의 소유가 아니었다. 현재 수감 중인 첫 건물주 박 씨가 불법증축을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씨는 불법증축과 함께 면허대여 시공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면허대여와 불법증축은 건축물 안전 및 화재 시 대피, 화재진압 등 모든 사례에서 엄청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사례다.

경찰 수사에서 면허대여와 불법증축이 확인되면 이를 관리 감독할 제천시청 건축 인·허가 부서와 방화 및 위험물 관리, 소방통로 문제 등을 총괄하는 소방당국도 엄청난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경찰은 이미 해당 건물의 소방시설관리업체 J사 관계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쳤다.

◇골든타임 내 구조 실패 반복

애초부터 불법이 만연했던 건물에서 화재로 대형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소방당국의 인명구조 과정에 대한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시 발화(21일 오후 3시53분) 후 1시간 30분이 지난 후에도 2층 여성사우나(20명 사망)까지 진입이 이뤄지지 않은 대목이다. 이는 곧 골든타임 내 구조실패를 의미하게 된다.

이날 화재 발생 후 소방당궁은 소방차량·장비 98대, 총인원 592명의 대규모 자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인근 충주·단양·원주 등에서 동원된 인력과 장비는 골든타임을 한참 넘긴 오후 6시께 도착했다.

제천소방서 현장투입 인력은 오후 4시 1차 투입된 13명을 비롯해 총 26명(오후 4시12분 기준)이다. 이 중 구조대원은 4명에 4명했다.

소방당국이 2층 사우나 외벽 유리창을 깨기 시작한 시간은 현장 도착 후 40분이 지난 오후 4시 38분. 당시 백드래프트(산소가 부족한 실내에 갑자기 공기가 유입될 때 화염이 분출되는 현상)를 우려해 상당시간 외벽 유리창 분쇄를 주저했던 상황이다.

제천소방서의 늑장대응은 이번에만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3년 10월 17일 오후 4시 47분께 제천시 하소동 고층아파트 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차는 이날 5시 3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사다리차를 6층까지 올리면서 동시에 소방 수를 쏘아야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방 수(水)는 불길이 치솟고 있는데도 뿌려지지 않았다. 이 때 시민들은 사다리차에서 직사를 하지 않고 땅에서 6층으로 2~3차례 소방 수를 뿌리는 상황을 보고 SNS를 통해 소방당국을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문제는 당국의 이 같은 늑장대응이 가져오는 피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소방당국이 2층 진입을 주저하고 있었던 시간까지 생존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유족들은 오후 5시 18분에 딸에게 전화한 엄마의 사연을 증언하고 있다.

◇재난 콘트롤타워도 엉망

사망자 집계도 엉터리였다. 최초 1명 사망에서 갑자기 15명 사망으로 증가한 뒤 최종 29명 사망에 36명 부상으로 집계될 때까지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일각에서는 사고가 문제가 아닌 골든타임 내 구조를 못했던 세월호 사건과 판박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결국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는 안전과 관련해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는 논리로 귀결되고 있는 모양새다.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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