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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魔' 공포 드리운 실버산업 - ③안전불감증 해소돼야

"안전은 최우선의 가치" 제도·인식 개선 필요
고령의 노인 많은 요양시설
비용절감 위해 소방설비 소홀
도내 30% 스프링클러 미설치
"사소한 안전불감증 사라져야"

  • 웹출고시간2018.02.01 21:33:13
  • 최종수정2018.02.01 21:33:13
[충북일보]초고령화 시대와 발맞춰 나날이 발전하는 실버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요양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재난 예방에 대한 기본적인 시설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자행된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화재 희생자 대부분이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충북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크게 늘면서 노인의료시설·복지시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다수 시설은 화재 등 재난 시 대피시설·소방 등 방재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충북도소방본부 소방특별점검 결과 환자들이 입원한 의료기관은 요양병원을 포함해 78개소 중 37%에 달하는 29개소가 소방시설 불량으로 드러났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서 화마(火魔)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된 스프링클러는 도내 요양병원 47개소 중 12개소(30%)가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건축물보다 요양시설에서의 화재가 무서운 이유는 고령의 노인들이 상주해서다.

이들 시설 입소자·환자는 화재 시 젊은 환자들보다 대피가 어려울뿐더러 요양시설 특성상 혼자서 거동이 어려운 장기요양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살펴보면 중증장기요양환자들은 침대에 몸이 묶인 상태였다.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요양시설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경우 낙상사고를 방지할지 몰라도 불이 날 경우 대피가 늦어질 수 있다.

요양시설이 위험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소방시설 등을 갖추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이다.

의료기관인 요양병원은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타 의료기관보다 수익이 낮다. 복지시설인 요양원도 입소자 요양등급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데 운영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화재 감지기·대피 유도등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 설치마저 어렵다.

화재 초기진압의 큰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만 설치하도록 돼 있어 소규모 요양시설은 굳이 큰돈을 들여 설치하지 않는 실정이다.

화재 시 환자·입소자의 대피를 도와줄 의료진·간병인·복지사 등 요양시설 종사자의 인력난도 인건비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어 충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요양시설의 복합적인 문제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노후 건물의 요양시설 증·개축'이 또 다른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제도·인식개선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요양병원 임원은 "실버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요양시설도 늘고 있으나, 대다수 '저비용 고효율'을 위해 노후된 건물을 사들여 증·개축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버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설마 우리 병원에서 불이 나겠어' 하는 사소한 안전불감증이 있기 때문인데, '한 번의 불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용균 세명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안전에 대해서는 충분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며 "성급한 규제 완화를 지양하고, 전문가를 통한 시뮬레이션 등 체계적인 규제 재정비가 필요하다.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교육·정책·민간·공공부문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끝>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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