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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4.03 14:29:32
  • 최종수정2017.04.03 17:39:35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요즘 '8세 소녀의 하루'라는 참혹한 현실이 종일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사건이니 바로 내 옆 동네는 아니라고 관심을 끄기에는 너무 끔찍하다. 17세 소녀의 살해 원인인 '조현병'은 사고,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임상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분열증인 뇌의 장애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뇌의 장애는 운 나쁜 생리학적 질환의 문제이니 그네들과 부딪치지 않기만을 기도 할 수 없다. 물론 살인과 정신질환은 별개라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이야기도 고려할 수 있겠다. 단 사건 발생 후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평소 정신건강을 보살피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예방책을 찾아야 한다.

이 때 충북지방통계청이 작성한 충북지역 「2017년 청소년 통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청소년은 청소년보호법(0∼18), 청소년기본법(9∼24), 아동복지법(18세 미만)에 근거하여 0∼2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연령의 청소년은 법체계와 제도에 의해 미성년/성인으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집단이라 한 집단으로 묶어서 분석하기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충북지역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전국 평균 37.4%에 비해 3.6% 높으며 여성이 50.1%로 남학생 32.6%보다 17.5%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보다 3.2% 증가한 28.3%로, 전국평균 25.5%보다 높으며 여학생이 33%로 남학생 24%보다 9%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충북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전국 평균보다 좋지 않으며 특히 여성이 열악하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울감 경험률은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로, 충북 여성청소년 3명 중의 1명이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우울했다. 이는 정신과 마음이 그만큼 힘들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 특히 여성청소년들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한가·

10대와 20대는 젊기 때문에 많은 것이 요구되며 그래서인지 과잉 부담, 좌절 등의 아픔이 많다. 특히 여성들은 공격성, 폭력성을 표현하는 남성과 달리 일상의 슬픔과 절망감, 때로는 스트레스를 표출할 방법이 없다. 또 학교라는 공간에 같이 있어도 운동장 사용비율이 남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볼 때 운동량도 적고 흡연, 음주도 남성보다 적다. 반면 비만율은 남성이 17.1%로 여성보다 8.4% 높지만 신체이미지 왜곡 인지율은 여성이 32.8%로 남성보다 10.3%나 높다. 남성이 훨씬 더 뚱뚱하지만 여성스스로 더 살이 찐 편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회는 여성들을 어렵게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다. 뿐 만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도 외모 등의 여성다움에 갇혀 스트레스를 표출할 방법을 잘 모른다(그렇다고 음주 흡연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끊임없이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의식하며 혼란스럽다. 어른들은 갈수록 어린 여성들이 거칠어진다고 걱정하지만 세상이 거친 것만큼 실상 여성들은 그렇지 못하다.

혹 점잖은 충북, 속을 잘 표현하지 않는 충북이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것은 아닐지 감히 묻는다. 특히 여성다운(·) 여성을 원하는 충북이 청소년 여성들을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묻고 싶다. '표현하지 않는 점잖은 충북이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다'는 20대 여성의 말이 생각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청소년들의 몸 건강만큼 정신건강을 더 적극적으로 돌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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