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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3.20 13:51:18
  • 최종수정2017.03.20 13:51:18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요즘 배가 고프지 않다. 스트레스와 걱정으로 소화가 되지 않는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탄핵된 것이 그 이유이다. 또 멋지게는 아니더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듣지 못해 국민으로서 속이 상한다. 그런데 '여성은 역시 안 된다'는 주변의 반응이 더 화나게 한다.

물론 그녀는 '특별한' 여성이기 때문에 일반적 여성이 아니라는 세간의 이야기도 있다.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남성 중심적 사회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대단한 성평등 정책은 아니더라도 섬세한 상생의 리더쉽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GGI) 등 한국여성의 지위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으며 여성 스스로 갈수록 힘들다고 분노한다. 뿐 만 아니라 여성대통령의 핵심 비선이 여성이다 보니 '해도 해도 너무 아줌마{·}스럽다' 등 거론하기도 창피한 이야기들이 떠돈다. '여성대통령은 좀 다르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투표했다는 직원 A도 이번 사건을 보고 내심 여성을 못 미더워하는 자신에 대해 놀랐다고 고백했다.

결국 여성에 대한 불신은 여성성을 근거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토대가 되었다. 올림머리 대통령과 헤어롤 헌재재판관의 대비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올림머리를 하느라 국정을 살피지 않은 여성대통령과 일에 파묻혀 헤어롤이 있는지도 모르고 출근했다는 여성헌재재판관의 기사는 서글프다. 여성대통령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일 잘하는 여성을 통해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함에도 말이다.

여성은 과해도 덜해도 문제가 된다. 회식자리에서 술을 많이 먹어도 안 먹어도, 화장이 진해도 안해도 구설에 오른다. 심지어는 폭력상황에서 강하게 저항해도 안해도 의심받는다. 그러다보니 단정하지 못한 부스스한 머리를 한 여성공인은 남성공인보다 지탄 받을 수 있다. 공적 업무만큼 대중에게 노출되는 외모 등의 여성성의 선택이 자신이 아니라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들은 외모, 성격, 결혼, 출산, 배우자 등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냥 능력으로 평가받고 싶은데 말이다. 물론 사람들은 직무 내용이나 지위에 따라 외모나 성격 등이 중요하다고 항변한다. 문제는 성별에 따라 적합한 직무 내용과 평가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헤어롤이 (칭찬이라 할지라도)일에 열중한 여성의 표상이 되는 것은 여전히 불편하다. 이러한 논리는 여성들의 리더쉽에도 적용된다.

대체로 여성은 섬세하고 따뜻한 모성 리더쉽을 요구받는다. 공직에 있는 여성이라도 슈퍼우먼으로 집안일을 챙겨야 하고 그 경험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은 여자대통령의 리더쉽은 의심받았으며 결국 그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그러나 양육 등의 성역할 수행으로 여성에게 모성/상생 리더쉽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독재적 리더쉽으로는 사람들과 더 이상 소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통과 상생 리더쉽은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배워야 할 가치로, 남자든 여자든 관계지향적인 사람들에게 좀 더 익숙할 수 있다. 따라서 소통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리더쉽은, 관계 안에서 훈련하지 않은 결과이다. 물론 관계를 훈련받지 않은 대통령이 여성이었던 것은 참 유감이다.

여성들이여! 여성이 더 이상 리더가 못 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지 않으면' 될 수 없다. 이것은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넓은 세상에서 관계 지향적 리더쉽을 배우면서 새롭게 일을 만들자. 그리고 실패를 딛고 위로하면서 더 멀리 더 높이 나가자. 단, 내가 누구인지, 사회가 나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절대로 잊지 말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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