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04.22 17:51: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구입물건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마트를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9천80원 대두유가 2개 찍힌 것을 발견한 것은 마트를 출발한지 20분 지나서였다. 운전 중 확인을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고객 안내 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기할 까 하다가 저번에도 번거로워서 포기했던 것이 떠올라 결국 차를 돌렸다.

출발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주차장은 만원이었다. 몇 바퀴 돌다가 주정차 비상등을 켜놓고 입구에 있는 민원실에 들렸다. 주차금지구역이라고 제지하는 단속요원에게 구입비용 확인만 한다고 간청했지만 '안됩니다'만 연발한다. 그럼에도 딸에게 차를 맡기고 뛰어간 민원실에서의 대답은 너무 형식적이었다. 취소와 함께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365일 매일 운영하는 이렇게 큰 대형마트에서 고객 서비스 방법이 이 정도라는 것에 일단 놀랐다.

예상하지 못한 대두유 개수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는 사실, 설상가상으로 주정차로 인해 어떤 부부에게 XX년 이라는 소리를 들어 더 커진 짜증은 결국 폭발했다. 이것은 '죄송하다'는 팀장의 답변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나는 환불은 당연하며 앞으로의 대처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순간 고민도 했다. 돌아가서 확인한 9080원의 가치가 왕복 30분, 주유비, 에너지, 스트레스 이상일까? 또 잘못한 계산원은 이것을 빌미로 해고되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 가치와 실리 그리고 제도적 가치와 실리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그럼에도 이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쓴 것은 계속 그 마트를 다니고 싶은 마음에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앞으로의 제도적 대안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큰 뜻(?)이기도 했다(물론 동승한 딸에 대한 교육적 가치도 있었다). 결국 나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으로 관리 팀장은 죄송하다며 한라봉 한박스를 주었다. 죄송하다는 팀장에게 더 이상 화를 내기도 어려워 앞으로의 대안을 준비하시라고 자존심을 부렸다. 한라봉 한박스를 받기도, 그렇다고 안받기도 참 애매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토요일 저녁이라 결국 집에 온 것은 한 시간이 지나서였다. 오래 만에 동네마트가 아닌 주말 큰 마트에서 산 것은 엄청났다. 약간의 과소비도 있었다. 낑낑대며 들고 간 물품을 냉동실, 냉장실, 보관장으로 배분 보관하는데, 문제의 대두유가 하나 더 있는 것이 아닌가! 계산원이 맞은 것이다. 아차! 정말 멘붕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딸과 다른 구역에서 고른 물건을 먼저 계산대에 옮겨놓고 이후 배달 박스를 구하고 경품대에서 판촉물을 받으면서 뒷마무리를 딸에게 맡긴 것이 화근이었다. 딸이 고른 물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정말 한심했다. 한라봉 한박스는 더 부끄러웠다. 꼼꼼하지 않음을 탓하면서 전화로 잘못을 인정했다.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해결방법을 물었더니 대두유 9천80원과 한라봉 한박스 2만4천800원을 송금하는 것이 편하시겠다고 응답했다. 그쪽에서도 화면을 보고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단다.

물론 365일 24시간 연중무휴 대형마트에서 고객전화를 신속하게 받지 않는 것, 환불취소 규정원칙의 (벽면)고지 및 준수, 돌발사건/사고에 대한 제도화된 규정 없음은 안타깝다. 아니 이렇게 안타깝다고 쓰는 것도 나의 한심한 자존심일지 모른다. 그러나 민원처리 담당자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문자는 나의 성급한 분노를 반성하게 했다. 계산원의 잘못 일 수도 있지만 의도하지 않은 나의 잘못일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멋쩍게 받았다가 다시 송금하여 먹게 된 우여곡절 한라봉은, 과연 어떤 맛일까? 분노, 짜증, 잘난 척, 자존심 등이 뒤섞인 멘붕의 씁쓸한 맛이 아닐지 걱정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