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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란

수필가

좀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것은 인간의 원형적 본질이다. 이것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이기에 누구도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 없다. '신사'라는 단어도 이런 욕망 목록 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갈망했을 이상형일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첫 신사의 이미지는 영국신사가 표본처럼 다가왔었다. 또 신사라는 글자는 19세기 영국 사회를 존경하던 일본인이 중국 명, 청시대의 사대부를 표상한 한자로 만들어 전해진 것에서 비롯된다.

'신사'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조건이 정해져 있는 걸까. 작가 찰스디킨스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작품의 여러 인간상을 통해 신사의 참뜻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사실 원제는 막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c)이지만 주제의미에 맞게 한국식 번역을 해 놓은 것.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사람이 어려울 때나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때 어떻게 행동하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게 되는지 하는 보편적 주제에 있다. 특히 1인칭 화자의 서술방식이어서 더 호소력이 있고 작품에 집중할 수 있다.

배경은 영국의 산업혁명이 끝나고 중산계급이 물질적 부의 축적은 이뤘으나 신사에 대한 사회적 욕망이 지배적이었던 분위기에서 '핍'이라는 소년의 성장 과정과 사랑과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때 중산계급이 희구하던 신사(紳士)란 물질적 여유와 정신적 소양, 그리고 도덕적 품성을 고루 갖춘 인간상을 지칭한 것이었다. 주인공 '핍'의 이상적 인간상 역시 신사(紳士)였다. 고아나 다름없던 시골 소년이 어떤 계기로 감히 넘볼 수 없던 신사를 바라보게 되었을까. 여기엔 계급적 열등감과 사랑에 번민하던 주인공 핍의 사춘기가 도화선이 된다. 어느 날, 어린 '핍'은 뜻밖에 미지의 은인으로부터 상속예정자가 되어 바라던 신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의 소식을 듣게 된다. 그러자 핍을 학대하고 업신여기던 몇 사람은 갑자기 어린 핍에게 나리님이라 부르거나 비굴한 아첨을 한다.

드디어 도시로 나간 '핍' 그러나 그의 행동은 자신이 바라던 신사의 이미지와 달랐다. 그에게 신사교육을 가르쳤던 매튜 허버트 선생은 "마음이 신사가 아닌 사람은 누구도 행동에 있어 진정한 신사가 되지 못한다"고 일갈한다. 작가는 여기서 진정한 신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또한, 독특한 두 인물을 등장 시킴으로서 핍에게 참 인간성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한다. 죄수인 매그워치와 조 가저리란 인물이다. 두 사람 다 가난하고 무식한 사회 밑바닥 계층 사람들이다. 여기서 나는 작가의 반전된 구성력에 감탄을 했다. 신사와 죄수, 도제공 도대체 매치되는 부분이 없지 않은가.

죄수 '매그워치'라는 인물을 보자. 탈옥수였던 그에게 먹을 것을 주었던 어린 '핍'의 따듯한 인성과 고마움을 잊지 않고 돈을 모아 이름을 숨기고 막대한 유산을 물려준 것. 이런 '매그워치'의 행위는 핍에게 도덕성을 회복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어 탈출부터 죽을 때까지 정성으로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핍은 자신을 성찰하고 위대한 유산의 의미를 묘사한다. 또 한사람 조 가저리는 도제공이다. 글자도 모르고 무식하나 인간의 가치를 알고 부끄러움과 양심을 지닌 심성이 고운 사람이다. 한 때 오만했던 핍에게 냉대를 당했어도, 유산이 법적으로 다 날라가서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온 핍을 한결같이 맞아 준 사람도 가저리다. 찰스 디킨스는 왜 사회 밑바닥 계층을 등장시켰을까. 여기에 작가의 응축된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진정한 신사란 많은 지식이나 물질의 풍요에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주인공'핍'이 소망하고 또 성취하게 되는 신분인 '신사'와 관련된 내용도 단순한 시대적 계급적 성격에 국한 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즉 진정한 인간성을 배제한 신사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성찰의 결과라는 말이다. 어떤 시대, 어떤 상황과 상관없이 결국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가치관과 인간성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요즘 자주 회자되는 도덕성 문제도 같은 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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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