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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란

수필가

꿈이 그냥 꿈에서 그치면 그 꿈은 그냥 꿈일 뿐이다. 그러나 꿈을 현실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할 때 그 꿈은 상상이 아니라 온전한 내 삶이 될 것이다. 온전한 삶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삶다운 생활을 이루기 위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사는 일 아닐까. 현대를 예언이라도 했듯 진실을 지킬 것인가 현실에 굴복할 것인가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진다고 소크라테스도 주장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며칠 전이다.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가 뜬금없이 꿈이 뭐냐고 물었다. 생각지도 않은 질문에 "꿈· 할머니의 꿈이 뭘까 라며 그만 답을 회피하고 말았다. 왜 당당하게 내 꿈을 답하지 못했을까. 내 속엔 혹 건강하게 며칠만 아프다 죽는 게 꿈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지 못했던 손자의 질문이 비수처럼 뇌리에 박혀든다. 건강하게 살다 며칠만 아프다 죽는 것· 그건 꿈이 아니라 바람 아닌가. 언뜻 소망과 꿈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소망은 어떤 것에 의지해서 바라는 것인데 비해 꿈은 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실패와 성공이 달라진다 하겠다.

정신과 전문의의 말에 의하면 마음 깊은 곳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꿈이라고 한다. 꿈은 이뤄질지 아닐지 불확실 하더라도 반드시 도달하고 싶은 목표점이며 만약 확실히 도달할 것이라면 더 이상 꿈이라 불리지 않는단다. 이뤄지기만 한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은 일,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을 주는 일. 기뻐서 가슴이 뛰는 일. 내가 살아있는 이유라고 느껴지는 일, 그것을 이룬 사람을 보면 무척 부럽고 때론 질투까지 느껴지는 일이 꿈이란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겐 꿈이 없는 셈이다. 도달할 수 있을 것만 바라고 있으며 확실치 않은 것은 '가능한' 이란 토를 달고 있으니 말이다. 결혼 전 사회 초년생일 때만 해도 꿈이 있었다. 그러나 돌아보니 직장과 가정 사이 헉헉대던 세월이 꿈결처럼 지났구나 싶을 뿐 진정 꿈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흐릿하다. 물결치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아가면 그만이지 꿈은 청춘들이나 꾸라고 밀쳐 뒀는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시하지 마세요' '무조건 시작하세요' 그리고 꾸준히 하세요'. 젊은이들에게 전문가가 한 말이다. 누구나 한 시간만 골똘히 생각해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게 된다면서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꿈의 세계는 계산으로 이뤄지는 세계가 아닌데 계산하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는 거다. 이래서 안 될 거 같고 저래서 안 될 것 같은 거죠 그러다 보니 꿈이 없다고 얘기 하는 거라고 말한다.

어디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사실 계산에 있어서는 젊은이들이 따를 수 없을 만큼 강한 게 나이든 이들 아닌가. 나부터가 가능한 누울 데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 까지 보태 계산에 선수인데 꿈이 들어설 자리가 있을 리 없다. 행여 자식들의 꿈마저 꺾게 만드는 기성세대면 어쩌나 두렵기도 하다. 이럴 때 전문가는 힘주어 말한다. 비록 지금 나는 무엇이 부족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또 했더니 하늘이 도와 꿈이 이뤄지더라는 법칙이다. '-하기 때문에가' 아닌 '비록-하지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긍정적 생각인가.

간절함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한다. 그러니 나이와 무슨 관계랴. 종종 나이 많은 분들이 쓴 책을 본다. 지극히 평범한 분들이다. 노년의 나이에 그분들은 꿈을 세우고 꿈을 향해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떠나고 매일을 꾸준히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한 인간이 태어나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 그것보다 더 존경스런 일이 있을까 싶다. 그런 분들이 주위에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제 나도 가능성만 계산할 게 아니라 우선 생각해봐야겠다. 이뤄지기만 한다면 무척이나 행복할 것 같은 일, 기뻐서 가슴이 뛰는 일, 살아있는 이유라고 느껴지는 일이 정말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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