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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26 17:32:00
  • 최종수정2021.01.26 17:32:00

정상구

충주시 감염병총괄팀장

책에서 '열처녀의 비유'라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을 간략히 하면 다음과 같다. 곧 찾아올 신랑을 기다리는 열 명의 신부 중 다섯은 혹여 신랑이 밤중에 찾아올까 등에 담을 기름을 준비하고, 나머지 다섯은 설마하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신랑들은 한밤중에 찾아왔고, 기쁜 마음으로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간 다섯 신부와 달리 잠이 들었던 다섯 명의 신부는 한밤중에 기름을 파는 곳을 찾아 헤매다 신랑을 놓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밤중에 신부 혼자 길을 헤매게 만드는 신랑들이 괘씸하기도 하지만, 비유 속에 숨겨진 메시지의 중요성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국내에서 코로나가 첫 발생한 지 1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선 특히나 더 그렇다.

처음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엔 누구나 두려움과 생소함의 어중간한 상태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기준을 잡기 힘들었다.

별일 아니라는 주장은 무책임하게만 들리는 한편, 극복할 수 없는 재앙이라는 주장도 한껏 과장된 호들갑처럼 느껴졌다.

그런 혼란의 와중에 충주에서도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완벽한 모습으로 감염병에 대처했노라고 말하기엔 나의 양심이 혓바닥을 꽉 붙잡는다.

우리로서도 처음 맞닥뜨린 상황에 방역체계를 확립하는 데에 적잖은 어려움이 많았다.

그때 지역의 안전을 지키는 힘이 되어준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밤낮없이 움직이며 신속한 정보 전파, 이동경로 조사, 방역소독, 자가격리자 관리 등에 빈틈이 없도록 힘썼다.

시민들께서도 자체소독, 마스크 제작, 방역수칙 준수 등 자발적으로 코로나 방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후로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새해가 찾아왔음에도 코로나 기세는 꺾이지 않고, 기어이 상주 열방센터발 집단감염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우리 충주도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2021년을 시작하며 신설한 감염병관리과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코로나에 대항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이다.

지역 내 확진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시는 확진자 이동경로에 따른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적극 활용해 전체 인구의 30%에 달하는 7만여 명에 대한 검사도 진행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확진 판정을 받아 힘든 상황에 있었음에도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분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혜로운 신부에게 한밤을 밝히는 등불이 있었다면, 우리에게는 모든 시민이 한마음으로 겹겹이 쌓은 노력이 있었다.

덕분에 충주는 열방센터발 코로나 확산위기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실로 자랑스러운 결과다. 인내와 배려로 함께해 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힘든 나날의 연속이지만, 이제는 방역의 주체인 시민들과 신속·정밀한 방역체계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에 당당하게 코로나에 맞설 수 있다.

방심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우리 감염병관리과는 시민 안전을 향한 길을 밝게 비춰주는 등불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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