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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09 17:14: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안순이 말하기를, '인명(人命)은 지극히 중한 것이고, 죽으면 다시 살아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죄를 알지 못하고 극형에 두는 것은 의(義)에 있어 어떻겠습니까. 마땅히 유사(攸司)에 회부하여 그 죄를 밝히십시오' 하니…'-<세종실록>

인용문에 안순(安純·1371∼1440)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안순은 중세 봉건시대인 조선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인권에 대한 의식을 강하게 지닌 인물있다. 특히 그는 사형 집행의 신중함을 역설했다.

사고가 유연했던 그는 흐르는 물의 운동 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차(水車)에도 관심을 보였다. 수차의 역사는 청동기시대인 기원전 1세기 무렵의 서아시아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서아시아 사람들은 하사(下射), 즉 아래로 떨어지는 물을 수차에 이용해 밀을 빻았다.

중국에서는 후한 초기에 수대(水石+焦), 삼국·육조 때는 수애(水석+豈), 당·송 때는 통차(筒車)가 발달했다. 수대는 물방아, 수애는 맷돌류, 통차는 관개용 수차를 각각 의미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종 때 수차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백성에게 수차(水車)를 만들도록 권한 것은 한 마을에 몇 개씩이며, 관에서 만들어 나누어 준 것은 한 마을에 몇 개씩인가.권경(勸耕)한 것은 몇이며, 온 집안이 병을 앓고 있는 자는 이웃으로 하여금 경작해 주게 하고, 그가 회복되기를 기다려 값을 갚아주게 한 것이 몇인가.'-<태종실록>

그러나 조선전기의 수차는 논에 물을 대는 용도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다소 높다. 세종 때 박서생은 조선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인물이다. 그는 이때 일본에서 수차를 봤고, 귀국해서는 이를 세종에게 보고 했다.

'통신사 박서생이 시행할 만한 일들을 갖추어 아뢰기를, 일본 농민에게 수차를 설비하여 물을 퍼 돌려 전답에 대는 자가 있기에, 학생 김신으로 하여금 그 수차를 만든 법을 살펴보게 하였더니, 그 수차가 물을 타고 저절로 회전하면서 물을 퍼 올려 대고 있어…'-<세종실록>

왜수차와 조선 수차의 성능을 본격적으로 비교·연구한 인물이 바로 안순이었다. 실록에 그가 내국인 오치선(吳致善)이 만든 수차와 왜수차를 비교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지금 왜수차(倭水車)와 오치선이 만든 수차(水車)를 물에 부딪쳐서 시험해 보니, 왜수차는 논에 물을 대는 데 쓸 수 있고, 치선이 만든 수차는 우물 물을 끌어 올리는 데는 쓸 수 있어도 논에 물을 대는 데는 쓸 수 없습니다.'-<세종실록>

앞서의 언급과 같이 양국의 수차는 기능과 용도가 다소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왜수차가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추정이 쉽지 않다. 여러 정황상 수차를 발로 밟아서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기는 장치로 여겨진다.

안순의' 왜수차는 논에 물을 대는 데 쓸 수 있고'라는 말이 이같은 추정을 가능케 하고 있다. 반면 내국인 오치선이 만든 수차는 '우물 물을 끌어 올리는 데는 쓸 수 있어도 논에 물을 대는 데는 쓸 수 없습니다'라는 안순의 언급으로 봐 도르래를 이용한 두레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안순은 충청도 진휼사와 충청감사를 역임하는 등 우리고장에도 적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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