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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0.25 17:53: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은 누에치기를 무척 중요시했다. 누에에서 생산된 견사가 비단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조정은 매년 친잠례(親蠶禮), 선잠제향(先蠶祭享), 잠령제(蠶靈祭) 행사를 가졌다.

전자는 왕비가 궁궐에서 직접 누에를 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왕비가 직접 모범을 보임으로써 양잠을 장려하는 의미가 있다. 이중 누에고치를 직접 거두는 의식은 수견의(收繭義)라고 불렀다.

선잠제향은 매년 늦은봄 길한 뱀날(巳日)에 양잠신인 서능씨(西陵氏)를 모시고 제사를 드리던 행사를 일컫는다. 잠령제는 매년 5월초 봄누에가 시작되기 전에 전국 잠사인들이 누에의 혼을 위로하고 풍잠을 기원하는 제를 말한다.

조선이 양잠을 중요하게 여긴 것은 건국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성계가 "농상을 권하고 학교를 일으키라"는 하명을 직접 내린다.

"농상(農桑)은 왕정(王政)의 근본이며, 학교는 교화하는 근원이다. 즉위한 이래로 여러 번 교서를 내려 농상을 권하고 학교를 일으키라는 뜻을 보였으나, 수령은 거행하는 데 힘쓰지 않고 감사는 더 고핵(考劾)하지 않아서 모두 실효가 없으니, 내가 심히 염려된다."-<태조실록>

양잠과 관련된 지명으로 서울에 '잠실'(蠶室)이 남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과거 누에를 많이 쳤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크게 틀리지는 않으나 정확한 답은 아니다.

잠실은 본래 지명이 아닌 국가제도에서 그 유래가 시작됐다. 조선 전기에는 백성들에게 양잠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한 국립 양잠소를 '잠실'이라고 불렀다. 태종은 이적(李迹)이라는 신하를 경기도에 보내 양잠이 적합한 곳을 처음으로 살피게 했다. 1415년의 일이다.

'판승문원사 이적(李迹)을 양근·가평 등지에 보내어 양잠할 곳을 살피게 하고, 중국의 누에 종자를 구하여 이적을 채방사(採訪使)로 삼아 가평의 속현 조종(朝宗)에서 양잠하게 하고, 이사흠(李士欽)을 채방별감으로 삼아 양근 속현 미원(迷原)에서 양잠하게 하였다.'-<태종실록>

태종은 이듬해 우리고장 청풍을 비롯해 개성, 태인, 수안, 의성, 홍천 등지에 추가로 잠실을 설치한다. 이로써 평안,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 6도의 각 1곳에 잠실이 설치됐다. 이와 관련, 세종실록 지리지는 '청풍 유제리에 청풍의 잠실이 있다'고 적었다.

'토산(土産)은 사철(沙鐵·군의 서쪽 30리 되는 며오지에서 난다)·대추·송이·신감초(辛甘草)이다. 도기소(陶器所)가 1이니, 군의 북쪽 위곡리(位谷里)에 있고(하품이다), 잠실(蠶室)은 군의 서쪽 7리 유제리(惟梯里)에 있다.'-<세종실록지리지>

청풍 유제리가 지금 어디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무튼 우리고장 청풍은 이후부터 잠실과 관련해 그 지명이 실록에 자주 오르내린다.

"잠실에서 양잠할 때 민가의 상엽을 채취하지 말라는 금령이 이미 있었는데도, 이제 들으니, 도내의 청풍군에서 양잠할 때 간혹 민가의 상엽을 채취한다 하니 이제부터 엄중한 적발을 가해 금지하게 하라."-<세종실록>

조선의 권잠정책은 의외로 긴 생명력을 보였다. 1883년(고종 20)에는 이른바 잠상규칙(蠶桑規則)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 내용은 뽕나무를 심기만 하고 관리를 하지 않는 농민은 벌을 주겠다는 것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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