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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8.21 15:36: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한때 목욕물에 하반신만을 담그는 반신욕이 크게 유행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반신욕을 일본 목욕문화라고 알고 있다. 꼭 그렇지도 않은 면이 있다.

조선시대 임금 중 태조, 태종, 세종, 세조, 숙종 등이 온천을 자주 찾았다. 이중 숙종의 목욕 방법은 좀더 독특했다. 실록을 보면 그는 항상 배꼽 아래만을 목욕물에 담갔다.

'오시(午時)에 임금이 온정(溫井)에 나아가 두부(頭部)를 5백 바가지 감고, 배꼽 아래를 각 이각(二角) 동안 담갔다.'-<숙종실록>

숙종이 왜 반신욕을 했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정황상 배꼽 윗부분에 피부 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 인용문에 등장하는 '이각'(二角)은 30분 정도의 시간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1시간의 1/4을 '일각'이라고 불렀다.

온천은 아니지만 세종대왕은 격무로 얻은 안질을 치료하기 위해 우리고장 청원 초정약수를 찾았다. 1444년(세종 26) 때의 일이다.

이때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최만리·?~1445)가 그 유명한 상소문을 올리게 된다. "왜 여기까지 와서 나라에 급한 것도 아닌 한글창제 작업에 급급하느냐"고 강하게 따진다.

"또한 이번 청주 초수리(초수리)에 거동하시는 데도 (…) 계달하는 공무에 이르서도 또한 의정부에 맡기시어, 언문 같은 것은 국가의 급하고 부득이하게 기한에 치쳐야 할 일도 아니온데, 어찌 이것만은 행재(行在)에 급급하헤 하시어 성궁(聖躬)을 조섭하시는 때에 번거롭게 하시나이까. 신 등은 더욱 그 옳음을 알지 못하겠나이다.'-<세종실록>

세종은 초수리에서 약 2개월 동안 머문 후 궁궐로 돌아갔다. 그 뒤 여러 대신들이 초정약수를 다시 방문, 병을 다스릴 것을 강권하다시피 건의하지만 모두 물리친다.

'신개가 울면서 아뢰기를, "지난 가을에도 분명한 효험이 없었고, 내년 봄에도 또 효과가 없으시면 다시 무슨 말씀을 하오리까. 한번 더 시험하여 보신 뒤에 그만두셔도 좋습니다" 하니.'…<〃>

그뒤 세종대왕은 다시는 초정약수를 다시 찾지 않았다. 초정약수의 효험이 없었을 가능성,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신체적 부담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정답은 다른 데 있었다. 세종은 '나 한 몸의 병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했다..

"초수에 행행하는 일 같은 것은 나 한 사람의 병에 관한 일이니, 옛 사람은 그 친구의 아들이 죽어도 울었다는데, 하물며, 제 몸의 병을 내 어찌 생각지 아니하겠는가."-<세종실록>

대신 세종은 "내가 전일에 역(驛)에게 명하여 초수를 실어오게 하였더니, 물맛이 조금 변하였으나, 어느 날이고 가져오지 못할 것도 없으니 직접 행행하는 것보다 낫지 아니한가"(세종실록)이라는 말로, 초정약수를 배달해서 마시게 된다.

반신욕을 즐겼던 후대 숙종도 이를 본받았다. 다음 문장의 온수는 초정약수, 선조(先朝)는 세종을 지칭한다.

"온수를 멀리 가져오면 반드시 기(氣)가 많이 새겠지만, 선조(先朝)에서 이미 거행한 일이 있으므로, 물을 길어 와서 시험삼아 목욕해 보려 하니, 내국(內局)으로 하여금 의관들에게 물어서 아뢰게 하라" 하였다.'-<숙종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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