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북이면에서 두루마리를 입은 꼿꼿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수염이 허옇고 위풍이 당당한 근래 뵙기 어려운 노인이십니다. "반갑네, 얘기 잠깐 할 수 있을까?" -아, 예. 어르신, 뉘신대 뭔 말씀을 저한테 하시려고요? "나라가 걱정돼서 말이여, 큰일이야." -어르신, 저는 가족이 문제고 제 앞가림도 어려워요. "그래도 백성은 나라 걱정을 해야 하는 거여. 나라가 있고 백성이 있지, 원." -실례지만 어른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500살은 안됐고 400은 넘었어." -혹시 존함을 여쭈어도 될까요? "명길이야, 지천(遲川) 최명길(崔鳴吉)." -(머리가 하얘지고 상황파악이 안 된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무식하기는, 나랑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어른이 정묘·병자호란 때 무척 싸웠잖아! 그래도 몰라?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네…." -어르신, 그럼 조선의 인조반정과 두 번의 호란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신 어른이시라는 건가요? "그렇지, 내가 그 사람이야." -그게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이잖아요? 거의 400년 전이네요. "그때 참 어려웠어, 동아시아의 거대한 과도기였지." -임진란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오는 4월 10일, 22대 총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은 선거체제를 갖추며 일전을 준비하고, 충북도내 8개 국회의원 선거구 마다 출마 희망자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교수 출신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했다. *** 세대교체 역행하는 고령 정치인 국힘과 민주당은 국정 관련 사안을 포함한 세상사 모든 일에 항상 서로 다른 얘기를 주장하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일치되는 한 가지가 있다. 공천 개혁 약속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구태의연한 습성을 버리고 박수 받을 수 있는 공천을 하겠다는 것이다. 세대교체, 청년과 여성 우대, 성공 스토리 흙수저 발굴, 소외계층 대변, 음주운전 경력자 배제, 선거법 위반자 배제, 현역 의원 교체 비율 증대, 중진 의원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제한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단골로 거론되는 개혁 공천 기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준들을 엄격히 적용하여 공천한 예를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당 지도부와 공관위원장, 공관위원, 공천에 영향을 미칠만한 유력 인사들
[충북일보] 4·10총선이 석 달 남짓 남았다. 선택을 위한 첫 걸음은 공천 혁신이다. 여야 모두 같은 조건이다. 여당은 '운동권 청산'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에 안주하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여당은 야당을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국정에도 성과가 난다. 야당도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 내 잘못부터 인정하고 상대 실책을 꼬집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유권자의 눈은 늘 매서웠다. 표를 몰아주는 때도 있지만 때론 제3정당을 교섭단체로 키워 양당을 견제하기도 한다. 충북은 늘 정국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모든 게 여야의 태도에 달렸다. 충북 지역의 총선 열기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던 인사들은 예비후보로 등록해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해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도내 8개 선거구는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들의 대결 등 정당별 경쟁이 치열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는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공천관리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주 공관위원장을 임명했다. 여야 모두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어느
림보 문원 김미경 충주시조문학회장 이승과 저승 사이 서 있다고 생각해 봐 못할 게 뭐 있겠어 신 내린 듯 춤춰 봐 순간을 넘을 때마다 욕망은 참아야 해 생각이 유연하면 모든 일은 해결돼 폭풍에 대처하는 영리한 갈대를 봐 온몸을 눕히면서도 꺾어지지 않잖아 사는 게 고단할 땐 고개 들어 하늘을 봐 무릎은 굽혀도 자존심은 지켜야 해 세상이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게
2023 계묘년 충북도정은 김영환 지사에 의한 '다사다난'으로 압축된다. 성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가장 먼저 인사 난맥상과 부적절한 처신이 떠오른다. 그로인한 혼란과 갈등은 성과를 압도했다.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르네상스'를 위한 중부내륙지원특별법 국회통과는 업적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귀와 거시기 떨어진 '당나귀' 꼴의 법안을 두고 지역 정치권이 호들갑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청남대 등 호수를 개발하기 위한 규제 특례 등 핵심조항이 모두 빠져 보완 입법이 안 되면 '바다 없는 충북'을 살리겠다는 김 지사의 의지(호수공원화)는 공염불이 된다. 의료사각지대와 서민들을 위한 '의료비후불제' 추진은 체감시정 중 하나로 꼽힌다. 나머지 광역철도 도심통과 등 지역인프라사업은 연속사업들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올 해의 도정은 성과보다 혼란스러웠다는 게 도민들의 반응이다. 특히 문제의 중심에 김 지사가 있다는 게 유감이다. 취임 초부터 즉흥적인 정책발표는 법치를 근간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공무원들을 당혹케 했다. 정제되지 않은 오락가락 언행은 논란과 갈등을 불러왔다. '친일파 자처'를 비롯해 '산불 술자리', '메가 서울' 발언 등이 대표적 사례다. 김 지사는 혁신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전래동요와 함께 시작한 추억의 갈원 전통놀이 한마당은 단순히 놀이를 즐기는 자리를 넘어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소중한 자리였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면서 옛 문화가 사라져가는 이때 새로 지은 소규모 체육관 '가온마루'에서 전통놀이를 하며 한바탕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정겨웠다. 1년 내내 체육관 공사로 아이들에게 운동장에서 놀지 못하게 한 죄책감이 있었는데 6학년 아이들이 졸업하기 전 가온마루에서 펼친 갈원 추억의 전통놀이 한마당으로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덜었다. 전교생이 모여 다양한 전통놀이 코너를 체험한 후 추억의 간식 먹기, 재미있는 영화로 마무리를 했다. 갈원 전통 놀이한마당의 첫 번째 순서로 학년별로 판제기, 고무신던지기, 고리던지기, 과녁맞추기, 추억의 뽑기 등 다양한 전통 놀이 코너가 꾸며졌다. 아이들은 거의 처음 해보는 전통놀이에 호기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코너를 통과하면 추억의 뽑기를 할 수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게 놀이에 참여하였다. 판제기는 발로 차는 제기가 어려워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도록 동그란 판으로 치는 제기로 저학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고무신 던지기는 고
2024년은 갑진년, 청용의 해다. 용은 12간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이다.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상징화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존재인데, 문화에 따라 용에 대한 상징의 차이가 발견된다.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에서는 초자연적인 능력과 권위를 가진 신적 존재로, 서양에서는 하와를 유혹하여 인간을 타락하게 만들어 무저갱에 천년이나 가두어야할 악한 존재로 묘사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용은 신비할 뿐 아니라 절대적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여서, 왕에 비유되곤 하였다. 왕의 얼굴을 용안, 왕의 옷을 용포, 왕의 눈물을 용루라고 하였으니, 왕은 용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로 유비되었다. 동서양 문화 간 용은 선악의 관점에서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지만, 큰 능력을 가진 상징적 존재라는 점에서는 공통요소가 있다. 지난 해 김영환지사는 3만피트 상공에서 찍은 "대청호의 승천하는 용" 사진을 발견하고, 이는 충북의 정체성이며 동시에 충북은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할 땅이라고 규정하였다. 충북은 무한한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하여 개개의 능력들이 수면 아래에 묻혀있어 소외와…
소정묘(少正卯)는 공자(孔子)와 같은 시대 같은 노(魯)나라 사람인데 그는 인기에 부합하는 이상한 학문을 가르쳐서 유명해지고 인기가 높아져 당시 노나라 조정에서 대부(大夫)란 관직까지 올랐다. 공자가 노나라의 사법을 관장하는 장관격인 대사구(大司寇)란 관직을 맡게 되자 취임 7일 만에 첫 조치로 소정묘를 대궐의 궁문 앞에서 처형하고 그 시체를 3일 동안 백성들에게 보여 경종을 울렸다. 이에 깜짝 놀란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물었다. "그를 처형하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이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이 저질러서는 안 되는 사악한 행위에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첫째, 만사에 통달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음흉하고 음험한 짓을 하는 것이고 둘째, 행실이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것이고 셋째, 말이 거짓되고 교활한 것이며 넷째, 괴이하고 추잡스런 일들을 많이 꾸미고 행사하는 것이고 다섯째, 그릇된 일을 일삼으면서도 겉으로는 교묘하게 옳다고 꾸며대어 백성을 기만하는 것이다. 라고 소정묘의 행실을 일갈(一喝)하였다. 이 다섯 가지 중 한 가지만 해당되는 사람일지라도 군자의 처형을 면하기 어려울 진데 소정묘는 이 다섯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으면서 소인들의 영웅이 되
대학 시절 교육대학에 입학했으면서도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교육과는 다른 공부를 남들 모르게 혼자서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교육대학은 내가 상상했던 대학의 낭만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특수목적대학인 교육대학생이면서도 행정고시를 보기 위한 공부를 하는 외도(?)를 했었다. 시내 헌책방에서 사 온 각종 법전과 행정 관련 서적들을 쌓아놓고는 매일같이 도서관에 앉아 법과 씨름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마음 한켠으로는 교사의 길과 참교육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졌다. 사정이 이쯤 되니 행정법전을 펼쳐놓고 조문을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 편으로는 교육론, 상담, 심리 등 교육 관련 책을 동시에 펼쳐두고 공부하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공부했음에도 어찌 된 일인지 내 머릿속에는 교육도 행정도 옳게 남아 있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책을 보면서 귀에는 이어폰 끼고 휴대폰에서 연결된 음악을 들으며 그러다가 카톡을 주고받는 등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어디 아이들 뿐이랴? 많은 현대인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 놓고 저녁을 먹는 동시에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고,…
[충북일보] 충북도가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로 최종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된다. 기존 포지티브 방식은 명시적인 것 외엔 모두 규제한다. 반대로 네거티브 방식은 명시된 것 외엔 모든 걸 허용한다. 이제 '충북 바이오 특구'에서 중증질환에 대한 임상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의학적 시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혁신 특구는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다. 첨단 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한 규제·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를 적용한다. 기존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하고 확대 개편했다. 한 마디로 미래기술 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도록 조성하는 특구다. 앞서 밝힌 대로 명시적인 제한·금지 사항 외에는 모든 실증이 허용된다. 다른 법령에서 형벌 등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사항은 규제 목록으로 작성된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신기술 실증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해외 혁신 클러스터와 협력 및 국제 공동 연구개발(R&D) 등도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투자조건부 융자, 벤처펀드의 투자목적회사 요건 등을 구체화하는 벤처투자법도 개정했다. 민간 투자 재원이 창업·
4년 전 충북도의 경제통상국장 시절 이야기다. 수수한 복장으로 교수님 한 분이 내방을 찾아오셨다. 세포의 면역원성이 없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충북도와 함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 유치 차원에서 접근해 보고자 추진하기로 하고 바이오 분야의 직원들과 충북테크노파크 직원들과 함께 기업 현장을 다녀오도록 하였다. 현장을 다녀온 직원들의 이야기는 기술개발 차원이기에 시장에 진입하기는 아직 먼 이야기란다. 기술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엄마의 뱃속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세포를 구성하고, 15주쯤에 아기와 엄마의 탯줄이 연결된다. 이때 혈액형이 다른 예를 들면, A형의 엄마가 어떻게 B형의 아기에게 피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세포의 면역원성 때문에 그동안의 이론으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결과 면역원성이 발현되는 시기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면역원성이 없는 세포를 만드는 데 이십여 년이 걸려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세포를 배양하여 노화 예방이나 질병 예방,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는 환자 등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우리나라에서는 관련된 규정이 없어 전혀 활용할 수가 없다는 안타까운 상황이란다. (2023년 현재 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위한 정치신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우리 충북에서도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기자회견과 출판기념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청주 흥덕구에 도전장을 낸 이욱희 충북도의원이다. 이 도의원은 37살로 충북의 대표적인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그는 지난해 치러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임기 동안에는 지난해 3월에 있었던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하는 등,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행보를 보여줬다. 물론, 이 도의원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총선에 출마하면서 보궐 선거가 열리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나,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정말 중요한 것은 그를 제외한 충북의 다른 '젊치인'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충주에 이동석(국민의힘·38)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있기는 하나, 현역 중진인 이종배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서는 지역구이기에 본선 진출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반면 수도권과 대
새해 아침 최종진 충청북도시인협회 회장 눈부신 백설 속에 까치 소리 청량하고 피어난 난 한 촉이 서재 가득 향기론데 ⠀ 청룡의 갑진(甲辰) 한해가 희망처럼 열렸네
한 스님이 탁발하러 길을 가다 산세가 험한 가파른 절벽 근처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절벽 아래에서 "사람 살려" 하고 절박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가 들리는 절벽 밑을 내려다보니 어떤 사람이 실족했는지 나뭇가지를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려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이오?" "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옵니다. 산 너머 마을로 양식을 얻으러 가던 중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졌는데, 다행히 이렇게 나뭇가지를 붙잡고 구사일생으로 살아있으니 뉘신 줄 모르오나 어서 속히 좀 구해주시오. 이제 팔에 힘이 빠져 곧 죽을 지경이오." 스님이 아래의 지형을 자세히 살피니 장님이 붙잡고 매달려 있는 나무는 땅에서 겨우 사람 키 하나 정도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였지요. 스님이 장님에게 외쳤습니다. "지금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그냥 놓아 버리시오. 그러면 더 이상 힘을 안 들이고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자 장님은 애원했습니다. "이 나뭇가지를 놓아 버리면 천길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즉사하고 말 것인데, 앞 못 보는 이 사람을 불쌍히 여겨 제발 좀 살려주시오." 그
새해다. 사진 액자 속에 핀 눈풀꽃(Snowdrops)을 바라본다. 눈 얼음 알갱이 사이를 비집고 나와 핀 하얀 절정. 눈풀꽃은 땅속 구근에 의해 번식하는 강인한 초본 식물이다. 추운 기후에서도 대지를 뚫고 꽃을 피운다. 흰 꽃의 자태가 눈물 모양의 진주 귀걸이처럼 아름답다. 눈풀꽃은 새해와 새봄을 알리는 '희망'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시인 루이즈 글릭은 눈풀꽃을 보며 새 삶의 희망을 일깨운다. 당신 아나요, 내가 어땠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절망이 어떤 건지 당신은 알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겨울의 의미를 아시겠지요. 내가 살아남을 줄 몰랐어요, 대지가 나를 짓눌렀거든요. 내가 다시 깨어날 거라 예상하지 못했어요, 축축한 땅 속에서 다시 반응하는 내 몸을 느끼게 될 거라곤, 그토록 긴 시간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나를 여는 법을 기억해 내리라고는 두렵냐고요, 네, 그래도 당신들 속에서 다시 외칩니다. 그래요, 기쁨에 모험을 걸어 보자고요. 새로운 세상의 맵찬 바람 속에서. ― 루이즈 글릭(1943~2023), 미국 시인, 202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눈풀꽃」전문 (시집 야생붓꽃, 정은귀 번
[충북일보] 2024년 새해가 밝는다. 올해는 한적한 산정에서 묵상하듯 차분하게 새해를 맞는다. 조용한 설렘을 느리게 만끽한다. 떠오르는 태양에 새로운 희망을 담아 2024년 첫날을 맞이한다. *** 가장 특별한 일출 2024년 1월 1일 오전 7시 42분 태양이 솟는다. 구름 사이로 틈이 열린다. 황금색 햇살이 부챗살처럼 터져 퍼진다. 모든 것을 감싸고 있던 어둠 사이로 밝음이 찾아온다. 한 줄, 두 줄, 하늘과 산의 경계가 그어진다. 발아래 깔린 구름이 발갛게 물든다. 이윽고 붉은 점 하나가 찍힌다. 한 번 불길이 오른 하늘은 일순간 세상을 바꾼다. 또 다른 빛깔과 온기로 메운다. 새로운 태양의 탄생이다. 새해의 일출 쇼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태양이 얼굴을 내밀기 무섭게 빠르게 솟아오른다. 대지의 모든 어둠을 순식간에 몰아낸다. 새해의 대지가 아침 햇살을 받아 평화롭다. 광활한 산의 바다가 구름 위로 용솟음친다. 산의 바다, 산해(山海)다. 구름을 물리친 천지창조의 순간이다. 옷깃을 파고들던 칼바람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최적의 대청호 조망터 샘봉산서 푸른 용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는다. 샘봉산은 해발 고도 468m다. 그 게 흠이라면…
[충북일보] 디지털 혁신 시대에 농업이 주목받고 있다.·첨단 과학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한국형 스마트팜(Smart Farm)이 확산되고 있다. 1세대 스마트팜은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 개선함으로써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했다. 이제 인공지능(AI)이 데이터와 영상정보를 토대로 스스로 생육을 진단하는 2세대 스마트팜으로 진화중이다. 충북도가 AI 과학영농으로 농업 체력의 대전환을 시도한다. 2024년을 '충북 농업 대전환, AI 과학영농 원년의 해'로 선포했다. 관행적 재래농업에서 AI·스마트 첨단농업으로 전환 의지 표명이다. 내년에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로 충북 농업 대전환의 초석을 마련키로 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쏟아지는 정보는 다양하다. 더불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도 아주 빨라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보의 디지털화는 시대적 흐름이다. 거스르면 곧바로 도태다. 효율적 정보 관리가 곧 경쟁력이다. 농업 분야도 다르지 않다. 농업은 특히 대내외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농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도 지나고 입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는 된서리가 내렸다. 산마루에 핀 구절초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비스듬히 누워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창밖에는 아직도 매미가 "겨울겨울" 하며 울고 있다. 자세히 들으면 귀뚜라미 울음소리 같기도 하다. 어떤 일에 집중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잘 들리지 않는다. 혼자 TV를 보거나 어떤 생각에 젖어 있을 때는 매미 소리가 더욱 커진다. 귀가 따가울 정도다. 이상도 하지!, 올여름 그렇게도 무덥더니 아직도 매미가 우나? 아니면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일까? 아파트 창문을 열고 바로 뒤에 있는 마성산을 바라보았다. 올해는 가을도 없이 여름에서 곧바로 겨울로 직행했다. 단풍이 없는 가을이다. 단풍이 들 사이도 없이 낙엽이 지고 있다. 분명 깊어가는 가을을 지나 겨울이다. 이상하다, 매미는 보이지 않고 저 멀리서 작은 매미 울음소리만 메아리처럼 계속 들려온다. 몇 해 전 40년의 공직을 명예롭게 은퇴했다. 공직생활을 할 때는 수많은 일상과 민원으로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은퇴 후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철 지난 매미 울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린다. 하는 수없이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 갔
12월 1일. 11시경. 휴대전화 속 가족 단체대화방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우리 집 베란다에 작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 들어왔다고. 아내가 사진을 찍어서 올린 것이다. 12월에 웬 나비냐, 불쌍하다, 귀엽다, 꿀물이라도 타서 먹여야 하지 않느냐, 등등. 나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집에 들어가자마자 베란다로 갔다. 거기에 작고 가녀린 생물체, 암막부전나비 한 마리가 과연 있었다. 햇볕 잘 들어오는 타일 위에서 날개를 접어 비스듬하게 올린 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손가락 한 마디 앞에다 아내가 놓아준 꿀물 접시에서 꿀 향기가 날 텐데도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이따금 더듬이만 조금씩 움직일 뿐이었다. 나는 나비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숨죽이고 조용히 옆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나비는 날개를 한 번 두 번 세 번 조심스레 폈다 접었다 하더니 호르륵 날아올랐다. 그제야 나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12월 3일. 문득 궁금해졌다. 지난밤과 지지난밤 베란다 추위를 나비가 잘 견디고 살아남았는지. 교회 갔다가 점심때 집에 들어오자마자 베란다로 나가서 나비를 찾아봤다. 놀랍게도 있었다. 나비는 처음 봤을 때처럼 햇볕이 잘 드는 베란
AI 챗봇, 부탁해 이인애 아태문인협회 사무국장 네 입술의 빛나는 언어를 훔치고 싶다 가슴 깊은 곳에서 연이어 내뿜는 갈증 끝 모를 그리움을 불태우는 긴긴날 섬광처럼 번쩍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허공에 연무 되어 떠도는 시어를 모두어 끌리고 먹혀들 마법 같은 문장을 엮자 소식 부재중인 그에게 전송하려 한다 오해로 쌓인 미움일랑 모조리 포맷하고 심장이 뛰게시리 문자 작성 바람 /엔터 멀어져가 단절된 와이파이 켜고 싶다 시나브로 셧다운된 그와 재부팅 원함 넋을 잃고 방황해 온 무수한 지난날들 며칠 밤을 하얗게 뜬눈으로 지샐지라도 가슴에 젖어 들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꽃편지 한 아름 전하고 싶다
'잠시 삶의 여유가 그리울 때… 위안이 되길 바래요. -당신의 only Love-' 겉표지를 넘기면 제일 앞장에 쓰여 진 글귀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며 썼을 것이다. 글씨는 작고 각지지 않으며 부드럽다. 아마도 이 책의 주인은 남자일 것이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선물 받은 것일 게다. 헤르만 헤세의 『죽음에 관한 사색』, 그런데 책의 제목으로 보아 책을 선물한 이도 받은 이도 어느 정도 인생의 깊이를 아는 사람은 아니었을까. 몇 년 전 서재 겸 공부방으로 사용하던 곳의 책들을 정리한 때가 있었다. 20년 가까이 했던 논술지도 일을 그만 두면서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교재와 책들을 모두 한데 모아 보니 1t 트럭으로 한 가득이었다. 근처에 고물상이 있어 그곳으로 싣고 가기로 했다. 사실 고물상에 팔기로 마음먹기까지 고심을 많이 했더랬다. 그간 논술로 사용했던 책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검증받은 좋은 책들이기에 여기저기 수소문해 기증할 곳을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되거나 훼손된 책들은 받지 않으며 더구나 최근의 책들만 받는다고 했다. 내게 있던 책들은 수업을 위해 꼼꼼히 읽어야 해서 줄을 긋거나 메모가 된 게 대부분이었다. 아깝고 아쉬웠지만…
연말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날 무렵부터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들이 시작된다. 어렸을 때는 이즈음부터 시작되는 시상식들을 챙겨보는 것으로 한 해의 끝이 다가왔음을 체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말 시상식들을 보다 보면 그해에 어떤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는지, 어떤 드라마가 사랑을 받았는지, 어떤 음악에 대중이 열광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바야흐로 맞춤형 콘텐츠 시대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주제나 아티스트, 크리에이터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골라 감상한다. 감상하는 장소 역시 점점 개인화 되어가고 있다. 1960년대 한 마을에 한 대 있던 텔레비전은 이후 각 가정에 한 대씩 있다가 이제는 각 개인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각자의 취향에 맞추어진 알고리즘을 따라 선택된 콘텐츠를 개인 핸드폰을 통해 소비할 수 있다. 방송국에서 보여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대중은 더 이상 동시에 같은 콘텐츠에 열광하지 않는다. 인기 있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60%가 나오던 시대는 꽤 오래전에 지났다. 이제는 드라마 시청률이 10%를 넘으면 흥행에 성공했
[충북일보]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로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감내했다. 빚으로 버티면서 도산 위기를 겪고 있다. 지속되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속칭 '쓰리고'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24일 생활 밀접업종(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과 제조업종 등 소상공인 1천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소상공인의 92.5%가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42.4%)하거나 악화(50.1%)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가장 큰 경영부담으로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33.8%), 인건비 상승과 인력 수급 애로(21.8%), 고금리, 대출 상환 부담과 만기 도래(18.3%) 등의 순으로 답했다. 다만 소상공인의 82.9%는 향후 1년 이내 폐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생계형 창업이 전체의 89.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지역 4분기 경제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도내 자영업자는 11월 기준 21만5천 명으로 1년 전보다 8천 명 감소했다. 9월 22만 명, 10월 21만9천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수는 265만2천 명이 넘는 수준이다. 5.3% 정도라 볼 수 있다. 전체 인구는 줄고 있는데, 장애인 수는 점점 늘고 있다. 선천적 장애인은 열 명중 한 명뿐이고, 대부분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중도에 장애인이 되다 보니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한다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에 조금씩 홍보하고 알리면서 장애인들이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해 보고자 했다. 우리 장애인이니 무조건 도와 달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도 기술력을 갖추고 당당히 준비하여 공공기관에 납품하고, 수출도 하겠다는 의지로 장애인 기업들을 안내하고자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마다 장애인기업에 등록하는 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는 삶의 중도에 장애인이 된 분들과 천천히 함께 일하는 길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누구나 삶에서 장애라는 단어를 떼어 놓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장애는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손님같으니까. 장애인을 경제인으로 성장·발전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된 충북 장애경제인 대회이다. 예비창업자, 기창업자 교육이 필수이다. 교육이수 후 공적조서를 통해 1차 심사를 한다. 서류심사와 현장검증을…
옥천의 대표적인 산으로는 장령산(654.5m), 환산(578.8m), 월이산(550.9m), 마성산(509.5m) 등을 들 수가 있으며 해발 500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같은 이름이면서 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는 국사봉을 들 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높고 큰 산은 장령산이라 할 것이다. 장령산은 옥천군의 군서면, 이원면, 옥천읍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656m이다. 충청남도의 최고봉인 서대산과 마주 보며, 산의 서쪽에 휴양림을 개발하여 휴양지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장룡산(壯龍山)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산에 용바우라는 바위와 용암사(龍岩寺)라는 사찰이 있어 지명 유래가 용암사와 연관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용암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의신조사(義信祖師)가 천축국에 갔다가 귀국하여 552년(진흥왕 13년)에 창건했다고 하며 법주사의 창건보다 1년이 앞선 것이다. 사찰의 이름은 서쪽에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용암사(龍岩寺)라 하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 의하여 파괴되어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한다. 용암사 아래에 용박골(용바위골)이라는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근에 용바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보은·옥천·영동·괴산 국민의힘 박덕흠 "우리 동남 4군 군민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4선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것 같습니다. 박덕흠을 4선 중진으로 키워준 보은·옥천·영동·괴산군민의 소중한 한 표를 가슴 깊이 담아 앞으로 지역 발전과 좋은 의정활동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4선 중진 의원의 역할과 책무를 고민하며 지역 발전의 세세한 방안을 구상 중인 국민의힘 박덕흠(70) 당선인은 충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기간 약속했던 공약 이행을 통해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괴산군의 발전을 앞당기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이번 선거에서 박 당선인의 정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식 선거 운동 전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와 지지율이 1%P로 좁혀지면서 초접전 양상을 띠었고, 갈수록 고소 고발도 난무했다.박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진심의 정치를 내세웠다. 이 결과 박 당선인은 4선의 중견 정치인이 됐다. 정계 인사들은 동남 4군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개혁보다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고 힘 있는 4선 국회의원을 선택한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