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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1.02 15:53:07
  • 최종수정2024.01.02 15:53:07

임영택

오선초 교사·동요작곡가

대학 시절 교육대학에 입학했으면서도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교육과는 다른 공부를 남들 모르게 혼자서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교육대학은 내가 상상했던 대학의 낭만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특수목적대학인 교육대학생이면서도 행정고시를 보기 위한 공부를 하는 외도(?)를 했었다.

시내 헌책방에서 사 온 각종 법전과 행정 관련 서적들을 쌓아놓고는 매일같이 도서관에 앉아 법과 씨름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마음 한켠으로는 교사의 길과 참교육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졌다. 사정이 이쯤 되니 행정법전을 펼쳐놓고 조문을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 편으로는 교육론, 상담, 심리 등 교육 관련 책을 동시에 펼쳐두고 공부하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공부했음에도 어찌 된 일인지 내 머릿속에는 교육도 행정도 옳게 남아 있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책을 보면서 귀에는 이어폰 끼고 휴대폰에서 연결된 음악을 들으며 그러다가 카톡을 주고받는 등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 어디 아이들 뿐이랴? 많은 현대인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 놓고 저녁을 먹는 동시에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고, 며칠 전부터 사려고 마음먹었던 등산복의 세일가를 검색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도 그렇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할 거리를 여럿 펼쳐놓고 이리저리 돌아가며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고 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마치 이렇게 일해야 유능하다고 인정받는다는 강박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멀티태스킹이 꼭 유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뇌 기능을 망친다는 연구들이 여럿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실행한 연구에 의하면 여러 종류의 정보에 노출된 사람들은 한 번에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는 사람들보다 주의력이 낮고 정보를 더 기억하지 못했다고 하며, 영국 런던대 연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지능지수(IQ)를 낮춘다고 한다. 대학 시절 잠시지만 '나의 외도(?)가 이래서였구나!' 싶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아마도 매우 복잡하고 급속한 변화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일을 해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뿐 실제로는 결코 일의 효율도, 성과도 내지 못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늘 그랬듯 담담하게 또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올해는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도, 주변 동료들에게도 멀티태스킹의 허상에서 벗어나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모노태스킹(Monotasking)을 권유한다. 분명한 것은 이 길이 공부와 일의 효율을 높임은 물론 뇌를 효율적으로 쓰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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