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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8.05 14:41:44
  • 최종수정2024.08.05 14:41:44

임영택

송면초등학교 교장·동요작곡가

"쌤. 이거여."

"그게 뭘까?"

"꽈자. 이거 쌤 줄라고여."

"아이고 뭐 이런 걸 다 샀어? 아니야 나는 괜찮으니까 창희 먹어."

"아이이이잉. 쌤 먹어여."

"아니야. 나 정말 괜찮아."

"치사해!"

나의 어떤 행동이 이 아이에게 그리도 치사한 행동이었을까? 치사하다는 말이 '쩨쩨하고 옹졸하다'라는 뜻이니 아마도 내가 과자를 받지 않으려고 한사코 거부했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삐진 것이리라.

내가 불혹의 나이를 조금 넘겼을 때 통합학급을 담임하면서 만났던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아이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화이다. 1년 동안 이 아이를 가르치고 돌보느라 다른 해 보다 더 힘들었던 기간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힘들었던 만큼 보람과 감동도 많았다. 내 기억 속의 창희는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천사다. 다른 어떤 아이보다도 예쁜 마음씨와 배려심을 가진 아이였다. 지금은 어엿한 청년이 되어 지역의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면서 자기 삶을 가꿔가고 있다고 한다. 운전면허증을 땄고, 안마사 자격도 땄단다. 일도 열심히 하고 돈도 벌어 부모님과 동생들도 챙기고 있단다.

'통합학급이라서 꽤 힘들 거야.'라는 주위의 걱정과 격려(?)를 받으며 마주한 학급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엔 아이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날의 연속이었다. 반 아이들의 공부와 함께 창희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두 세배는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서서히 아이들과 익숙해지고 학급 운영도 원활해졌는데, 이는 내가 특수교육에 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라고 믿고 있다. 아이의 성격과 행동 특성, 장애의 유형 및 특성에 따른 지도 방법 등을 꼼꼼히 공부하여 창희에게 적합한 교육 방법을 찾아내고 드디어 창희와 교감을 이루게 되었을 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물론 창희와 제대로 된 교감이 학년말에 가서야 가능해진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하지만 1년이라는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을 통해 창희와 같은 아이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음은 물론 통합학급 운영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으며 무엇보다도 창희를 통해 어떤 교사여야 하는지를 배웠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모든 교사가 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교사는 아니다. 교사로서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의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도 교사로서 어떤 전문성을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정립이 중요한데, 교사의 전문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서 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있어야 비로소 전문성이 확보된다고 믿는다.

교사 전문성의 핵심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데에 있다.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대한 바른 이해의 바탕 위에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육 경험을 디자인하고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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