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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택

충북도교육문화원 문화기획과장

[충북일보] 아이들에게 삶의 교육이 중요하다 판단하여 지역의 경로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대공감 교육을 추진한 적이 있다. 한참 일정과 프로그램을 협의하는데, 선생님 한 분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교과 진도 나가기도 바쁜데 굳이 외부로 나가서 이런 활동을 해야 하나요?"라며 문제 제기를 한다. "선생님께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어떤 점에서 의미가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서로의 의견이 얼마나 좁혀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랜 대화 끝에 '의미라는 걸 교사 자신에게서 찾기보다 아이들 입장에서 찾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예정대로 세대공감 교육을 진행했더랬다.

누구나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원한다. 또한 의미 있는 삶에 대한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부와 권력과 명예를 얻는 것, 평범하게 사는 것, 예술적 성취를 이루는 것 등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 있는 삶은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가치관을 모두 인정한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의미 있는 삶이란 개개인 내면의 정신을 일깨워서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데 얼마나 정성을 다 하는지, 자기 소명이 미치는 범위를 얼마나 충족시키는지가 바로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자양분이다. 아주 사소한 일일지라도 본연의 가치를 어떻게 찾아내는가에 따라 같은 일임에도 보람의 깊이는 다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는 사회 구성원의 일원임을 부정할 수 없다. 사회 구성원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또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에 대한 물음을 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이 물음에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면 삶의 의욕이 저절로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함으로써 타인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이것만큼 아름다운 가치가 또 있을까 말이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연극 무대에 선 배우다. 무대에 선 배우에게는 어떤 배역을 맡느냐 보다 얼마나 깊이 있는 연기로 관객을 감동시키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모두 빛나는 것이 아니며 조연이거나 또는 대사 한 마디 없는 변두리 단역이라 하더라도 깊이 있는 내면의 연기를 보여준다면 그가 곧 빛나는 명배우다. 크지 않은 배역으로도 관객을 압도하는 명연기를 펼치는 삶. 그런 인생이라면 좋겠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모든 것이 충족되었음에도 마음 한 구석 텅빈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를 실존적 공허감(Existential Vaccum)이라 한다. 이러한 실존적 공허감은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 보았을 때 뭔지 모를 쓸쓸함이 존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공허감은 진실로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얻어지는 즐거움으로만 채울 수 있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1960~70년대에는 오직 잘 살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내하던 시대였으니 이 시기에 공허감이란 사치였을 수 있다. 그러나 2000년대를 지나면서 풍요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더 큰 것, 더 좋은 것에 대한 갈망이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부정을 긍정으로 승화하는 발상의 전환, 그리고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긍정적 삶의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겠다.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 누구의 인생이든 의미는 반드시 주어져 있다. 해야 될 일, 충족시켜야 할 의미가 반드시 있기에 매순간 발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당장 눈 앞에 보이지 않거나 손에 잡히지 않아도 가장 가까이에서 언젠가는 나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삶의 여정 가운데 어느 날 "그래. 내가 이것 때문에 살아왔어!" 하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 때 가장 아름다운 삶의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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