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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12.02 14:50:56
  • 최종수정2024.12.02 14:50:55

임영택

송면초등학교 교장·동요작곡가

"학교 다녀왔습니다~" "…" 들려오는 대답이 없다. 부모님은 아직도 논에 계신다. 훌러덩 가방을 벗어 문지방 너머 방으로 휙 집어 던지고는 마을 앞 개울로 부리나케 뛰어간다. 거기에는 여지없이 동네 아이들이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고, 돌로 성을 쌓으며 놀고 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놀이에 진심이다. 혼자 놀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편을 갈라 경쟁을 하며 노는 놀이가 훨씬 재미있다. 때론 말다툼도 하고, 몸싸움도 하지만 말이다. 함께 어울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어둑어둑 컴컴해질 때까지 놀고 또 논다. 이윽고 "○○아, 밥 먹어라."라는 엄마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고서야 왁자지껄했던 개울 놀이터는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릴 뿐 정적만이 남는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적정한 온도가 있다. 그 온도보다 지나치게 따뜻하거나 지나치게 추워서는 건강하게 자라날 수 없다. 식물에게 물과 빛과 양분, 그리고 적정 온도는 생장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 요소들이 과하거나 부족해서는 제대로 된 생장을 하지 못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선물로 받은 화분에 담긴 멋진 '난'을 잘 살리지 못하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긴 하다. 식물의 생장이 그러하듯 사람이 성장하는 데에도 적절한 양분과 온도가 절대로 필요하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어린 자녀에게 주는 온도가 적정해야 한다. 만약 과하거나 모자라면 아이들의 자립심에도 구멍이 나고 부모의 속도 짓무르게 된다.

부모에게 자녀는 귀한 존재다. 너무 귀해서 아이의 모든 것에 부모가 개입하고, 부모의 품 안에 가둬두고 키우려고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부모의 개입이 과하다. 과해도 너무 과하다. 부모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결코 아니다. 아이들의 자생력이 현저하게 낮아질 뿐만 아니라 나약한 정신력과 자기중심의 세계관에 빠지게 하는 행위다. 자기중심의 세계관으로는 세상을 옳게 볼 수 없다. 세상이 모두 다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것이 옳은 판단이며 사고관이라고 믿겠지만 그건 분명 착각이다. 잘못된 사고관이다. 이러한 사고관이 이기주의를 양산한다. 나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공동체 중심의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자신의 아이에게 맞춰지기를 원하는 부모일수록 그 자녀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기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대학생 자녀의 수강 신청을 부모가 대신해 준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을 접하면 참으로 씁쓸하다. 아이들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가. 세상 속에서 세상을 헤치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방해하는 훼방꾼이 되려 하는가. 부모는 아이의 사회생활과 배움을 방해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아이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책임을 지고 그 결정으로 얻어지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온전히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이자 적정한 온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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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