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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택

충북도교육문화원 문화기획과장

주변을 찬찬히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올해의 시간도 이제 한 달여만 남겨두고 있다. 모든 일이 다 그러하듯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 시작과 끝의 사이에서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하는 과정을 밟으며 순간순간 성취와 좌절을 경험하는 것이 아마도 일반적인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위안과 질책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는 건 비단 어느 한 사람의 예는 아닐 터이다. 바야흐로 갈무리의 시기다. 출발할 때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한 성과들을 엮어 열매를 맺는 시기이다. 돌아보면 올해도 변함없이 꾸준히 달려왔다. 주어진 일을 수행하면서 수시로 터지는 예상치 못한 일들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에도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무난히 문제를 해결했음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새해 첫날에 영롱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면서 소원을 빌고 희망을 새기는 일은 나에게도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멀리 일출 명소를 찾을 때도 있고, 집 가까운 산에 올라 아주 짧은 시간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각오와 다짐을 새긴다. 그렇기에 해맞이를 끝내고 돌아서는 가슴은 성취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벅차고 뿌듯하다. 그러나 그 벅참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내 안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욕심이라는 그릇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기왕에 하는 일이면 조금 더 잘하고자 했고, 좀 더 멋지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고자 했다. 하나라도 더 가지기를 원했으며, 한 발짝이라도 앞서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에 생긴 상처로 인한 고통과 고민이 나를 괴롭혔던 것도 사실이다.

욕심을 부린다고 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을 때 일이 더욱 수월하게 진행되며,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더 열린다.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는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분명 편하게 즐기고자 하면 잘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순간순간 생겨나는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일이 왜 이리도 어렵고 힘든지…. 어찌보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제일 힘든 일이 아닐까?

술잔에 따르는 술이 7부가 넘어서면 더는 채워지지 않고 다 빠져버리는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과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술잔이다. 올바른 선택과 절제를 통해 탐욕과 노여움 그리고 어리석음의 끝없는 욕망을 자제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일진대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는 삶을 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진리는 욕심을 내려놓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태도를 가졌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 '인생의 가장 큰 저주란 목마름이 아니라 만족할 줄 모르는 메마름이다.'라고 말한 공자의 말이 더욱 마음에 박히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계영배(戒盈杯)는 오늘 허욕으로 가득 차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득 차 넘침'을 경계하는 자족(自足)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그것이 돈이건, 지위이건, 명예건, 사랑이건 딱 7부까지만 채우면 족하리라. 그 이상 채우는 일을 절제하고 양보하는 삶의 태도를 가진다면 거기에서 참된 행복과 성취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 해의 활동을 갈무리하면서 다가올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인 12월.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실패와 아픔을 맛보았던 경험을 되새기고 과욕을 내려놓음은 물론 절제의 철학을 가슴에 새기는 시간으로 삼고자 한다. 넘침은 부족함만 못한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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