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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택

충북도교육문화원 문화기획과장

계절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경칩을 지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점인 춘분을 향해 가고 있다. 겨우내 땅속에서 잠자며 때를 기다리던 새 생명들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건 벌써 봄이 성큼 가까이 왔다는 증거일게다.

얼마 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지인과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임과장, 정리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글쎄요. 널부러져 있는 각종 물건들을 가지런하게 바로잡는 일 아닌가요?" "허허허. 그건 정돈이지. 정리라는 건 말이야,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거나 버리는 거야.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면서 수년간 쌓아두기만 했던 케케묵은 짐과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네. 사실 물건 하나하나에 추억이 어려 있어서 버리기가 쉽지 않았지. 그럼에도 눈 딱 감고 죄다 버린 기억이 있네. 그게 정리지!"

정리와 정돈. 입버릇처럼 내뱉으면서도 별다른 의심 한 번 하지 않았던 말이다. 평소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봄이 되면 대청소도 하고 정리·정돈을 한다고 가구 배치를 바꾸어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정리·정돈을 한다 하더라도 조금 깨끗해졌다는 기분만 들 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오늘에야 깨달았다. 유레카. 그러니까 '지금까지 정돈만 했을 뿐 정리를 한 것은 아니었구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그동안 다른 시각이나 관점으로 바라볼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왔던 정리와 정돈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구석구석 쌓아두기만 했던 삶의 습관과 모습 또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컨대 '버리기'는 비단 물건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필요 없거나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는 일 못지않게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일은 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세상의 변화에 뒤떨어진 낡은 통념과 관념, 과거에 집착하는 태도, 그리고 굳이 담아두지 않아도 될법한 어지러운 생각들은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에 새로운 변화에 맞춰 과거의 관습을 정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자리하고 있는 어지러운 생각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정리하고 정돈하는 일은 미래지향적 삶을 가꾸기 위한 토대가 된다. 불필요한 잡념과 부정적인 생각들을 남겨두지 말고 과감히 정리하는 일은 자신을 긍정적인 사람이 되게 한다.

들판의 초목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제 빛깔을 찾고 생명을 키워가듯 나도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돈하고자 한다. 정리·정돈을 잘하면 생각에도 틀이 생기고 자립심과 자신감도 생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하여,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하여 그림을 그려보리라. 필요하다면 흔히 말하는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정리는 마음속에 심어지는 작은 씨앗이다. 정리는 생각을 일목요연하고 깔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소하다 여겨지는 작은 일들이 가지는 소중함을 강화시킨다. 이렇게 '버림'의 정리를 하고 나면 다음은 정돈을 해야 할 차례다. 어지럽게 흩어진 것을 정리해 바로잡고, 꼭 필요하여 남겨놓은 것들을 가지런히 함으로써 삶의 길을 체계적이고 명료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미래 삶을 온전히 가꿀 수 있음은 물론이다.

곧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따스한 봄날이 온다. 완연한 봄날이 오기 전에 낡은 생각과 얽힌 감정들을 정리하고, 미래지향적 삶을 명료하게 정돈하는 나만의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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