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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택

충북도교육문화원 문화기획과장

자신이 꿈꾸는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고 싶다며 빨리 교장이 되고 싶다던 후배 교사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다. "아주 좋은 생각이네. 그런데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려면 자신이 민주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내가 먼저 민주적인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그런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야 오롯이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하는 말일세." 왜냐하면 후배 교사의 학급 운영 모습이 아이들과 함께 민주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학급의 질서를 만들어가기보다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규정과 규범을 정해두고 그 안에 아이들은 짜맞추려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학급 운영 모습에 대하여 진정어린 충고와 조언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평소에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오랜 시간 고착화된 철학과 가치관은 시간이 흘러 훗날 어떤 자리나 위치에 가더라도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삶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바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교사 시절에 민주적인 삶을 치열하게 살지 않은 사람이 교장의 위치에 오른들 과연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다. 자신이 비민주적인데 말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다양한 위치와 자리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나 위치마다 요구되어지는 모습도 다양하고 엄격하다는 것을 잘 안다. 특히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욱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게 된다. 그러나 평소 비도덕적 삶을 살아 온 사람이 지위가 높아진들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도덕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관료주의적 삶을 살아 온 사람은 높은 지위에 오르더라도 관료적이며, 권위적인 삶을 살아 온 사람은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유부단한 삶을 살아 온 사람은 결정적 순간에 우유부단함을 보인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닐게다. 다만 평소 일상에서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가꾸었느냐에 따라서 자신에게서 발현되는 모습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이런 걸 '깜'이라고 한다. 사전적으로 '깜'이라는 말을 '일정한 자격이나 조건을 갖춤.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다.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갖춰야 할 자질과 자격, 조건이 더욱 엄격하고 까다롭다. 그런데 자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지위만 차지했을 때 흔히 '깜이 안되는 사람이야!'라고 한다. 기왕이면 그 자리, 그 위치에 맞는 조건과 자격을 갖춰 '깜'이 된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면 구성원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깜이 되는 사람'이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삶의 태도와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상한 리더십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끌어낼 수 있는 지혜와 슬기로움, 용기 또한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유부단하지 않는 일관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뚜렷한 자기 주관과 객관성을 바탕에 둔 일관성이야말로 일정한 지위에 오른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깜'의 조건이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르고, 뚜렷한 주관 부재로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면 실무에서 일을 처리하는 구성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관성이 있어야 신뢰할 수 있다. 한결같이 일관성 있는 모습이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믿음이라는 덕목이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서로 신뢰하고 신뢰받고 있을 때 누구나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 책임지는 행동을 하게 된다. 어떤 일을 하든 주체가 된다. 그런 조직이 구성원 모두가 주인되는 살아있는 생생한 조직이다.

그럼 나는 '깜'이 되는 사람인가? 진지하고 치열하게 자신을 톺아보는 일, 결코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어디든 어느 지위에 있든 말이다. 특히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한 조직의 리더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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