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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02 16:13:42
  • 최종수정2025.06.02 16:13:42

임영택

송면초등학교 교장·동요작곡가

5월을 시작하는 첫날 변함없이 아침맞이를 했다. 아이들과 인사하고 눈 맞추고 하이 파이브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송면에 부임하면서 시작했으니 벌써 1년 6개월이나 되었다. 혹여 아침맞이를 하지 못한 다음 날은 아이들이 모두 일성으로 '어제는 어디 가셨었냐?'라며 꼭 한마디씩 한다. 아이들의 관심이 그저 고맙고 행복하다.

8시부터 서편 출입구 앞에 나가서 아침맞이를 하고 있는데, 운동장을 가로질러 1학년 ○○이가 뭐라 뭐라 아주 큰 소리로 외치며 온다.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하이 파이브를 하려는데, "교장 선생님. 오늘 폭우가 온대요" "그래요? 요즘 땅이 많이 말라서 비가 좀 오긴 해야 해요." "아니요. 폭우가 온다니까요?" "그래?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 갈 길을 간다. 그러더니 계속 "폭우가 온대요. 폭우가 온대요."를 외치면서 흙 동산 놀이터로 향한다. 교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는 매일 흙 동산에서 놀다가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로구나! 오늘도 여지없이 흙 동산에 앉아서 한 손에는 제 키만큼 큰 우산을 들고 흙 놀이를 하면서도 틈틈이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언니, 오빠 우산 준비했어? 오늘 폭우가 온대."라며 빠뜨리지 않고 말한다.

아이들은 하나둘 교실로 향하는데 ○○이는 여전히 흙 동산 놀이터에서 흙 놀이를 한다. 이때 멀리서 같은 반 친구가 "○○아!"라고 큰 소리로 부르면서 뛰어온다. 그 친구를 향해 "○○야! 오늘 큰일 났어. 폭우가 온대. 집도 잠기고 큰일이 날 수도 있대." 둘이 하나가 되어 또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예 교실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듯 흙 동산 놀이터 위를 서성이며 수다에 여념이 없다. 장난감 삽으로 구멍을 파기도 하고 제 키만큼 큰 우산으로 땅을 콕콕 찍기도 한다. 둘이 하나가 되니 등교하는 상급생 언니 오빠들은 이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모양이다. 소곤소곤 무슨 이야기가 그리 재미있는지 잘 들리지는 않는데 자못 진지하다. '그래. 너희들의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세계를 어른인 내가 어찌 다 들여다볼 수 있겠니?' 한계도 없고 맑고 투명한 미지의 세계를 말이야.

"○○이 오빠 안녕?" 건성으로 인사하고 이번엔 구름사다리로 달려가 매달리기를 한참. "우리 이거 밟고 갈까?" 이젠 교실로 들어가려나 보다 했는데, 상자 텃밭에 심어놓은 토마토의 마른 떡잎을 떼어낸다. 한참을 그러더니 담임선생님을 보고 "선생님 오늘 폭우가 온대요."라고 말하고는 반응을 듣는 둥 마는 둥 서둘러 교실로 들어간다. 하긴 선생님의 반응이 뭐 그리 중요하랴?

8시 42분 등교 버스를 타고 오는 ○○이가 마지막으로 등교하고 나서야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침맞이를 마친다. 오후부터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폭우가 오지는 않았다. 다행이다. 내일은 또 누가 에피소드 한 자락을 남겨줄까? 행복 에너지를 전해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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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