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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2.07 16:32:37
  • 최종수정2022.02.07 16:32:37

임영택

충북도교육문화원 문화기획과장

졸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졸업식 풍경도 시간과 세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를 해 왔다. 엄숙하고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눈물바다가 되는 풍경이 과거의 졸업식이었다면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요즘의 졸업식이다. 그만큼 선생님과의 이별, 친구들과의 이별은 슬프고 아쉽지만 힘든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는 기쁨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가 더 부각되는 축제의 마당이다. 급격한 학생수 감소로 졸업생 수가 매우 적은 것도 졸업식의 풍경을 바꾼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졸업식의 내용이나 행사기획도 무척 다양해졌다.

몇 년 전 어느 학교의 졸업식장에서 참석한 학부모님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일이 있었다. 졸업을 하면서 소감을 발표하는 순서에서 특수교육대상인 한 아이가 자신이 쓴 소감문을 더듬더듬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더랬다. 사실 이 아이가 입학을 할 때 '저 녀석이 졸업은 제대로 하려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쓴 소감문을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읽어나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단다.

최근 어느 학교의 졸업식에서 이와 바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한 아이가 무대 위에서 자신이 쓴 소감문을 들고 주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때 진행하던 선생님이 아이의 졸업 소감을 대신 읽고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발표를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또래 친구들의 응원도 있었고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선생님이 대신 아이의 졸업 소감을 읽어버렸고 아이는 뻘쭘하게 무대 위에 있다가 내려왔다. 진행을 해야 했던 선생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주어진 시간 내에 행사를 마쳐야 하는 강박관념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아이를 믿고 기다려 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6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고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초등학교 시절을 마감하는 졸업식에서 자신이 쓴 글을 스스로 읽기까지 엄청난 떨림과 긴장감이 컸을 터……. 함께 졸업을 하는 친구들이 모두 한 목소리로 "괜찮아. 천천히 해."라고 응원을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그런 선택은 분명 어른답지 못했다. 이 졸업식이 누구를 위한 졸업식인가? 그래 아이가 끝내 자신의 입말로 졸업하는 소감을 발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랬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아이에게 다가가 친절히 의향을 묻는 성숙함과 세심한 배려는 왜 보여주지 못했을까?

교육은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한 위대한 활동이다.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교사라는 이름으로,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미숙하고 미흡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을 너그러이 배려하지 않는다면 온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아이 스스로 일어설 힘을 기르고, 또 당당히 자신의 삶을 가꿔갈 수 있다고 믿기에 조급하게 아이를 다그쳐서는 안된다. 물론 그 선생님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 아이가 겪었을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슬기로움이 필요했다고 본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일이긴 하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서 평생을 살아가면서 아픈 기억이 되지 않을까? 아이들은 믿고 기다리면 반드시 스스로 일어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철학의 밑바탕이어야 한다.

선생님이 자신의 소감문을 대신 읽는 동안 당황스러웠을 아이가 생각나 자꾸만 마음 속으로 되뇌인다.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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