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개천안(開天安) 東荷 이수진 충북시인협회 회원 오색 비단 헝겊 조각 나풀거리던 그 옛날 장선 고갯마루 당산나무 아래 치성드려 쌓아놓은 서낭당 돌무더기 지나 구부렁길 돌고 돌아 성큼성큼 다가가면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 반가이 마중 나오던 곳 궁궐 같은 꽃동네 황홀하게 유혹하던 봄날의 정취가 망종 절기 따라 황금빛 보리밭 출렁이던 여름날의 정취가 단풍잎 울긋불긋 잉걸불처럼 훨훨 타오르던 가을날의 정취가 함박눈 펑펑 내리면 산 까치 깍깍깍 울어대던 겨울날의 정취가 옥녀봉과 풍류산을 휘돌아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던 곳 조상님들의 숨결 어린 만년유택 선영 아래 아늑하게 감싸 안은 포근한 기운들은 어머님의 온화하신 성품인 듯 닮고 닮아 곱디고운 천사처럼 사뿐사뿐 다가오던 곳 천년을 가부좌한 법경대사자등탑비와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들의 수호신도 어서 오라 손짓하며 따뜻하게 반기 우는 훈훈한 정겨움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곳 하여, 하늘이 열린 고로 개천(開天)이라 하였던가 성스러운 평안의 빛 두루두루 깊이 서
옥수수 성낙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잔재주 없이 순수한 옷 걸쳐 폼나지 않는 들어 보게나, 색깔 없이 부르는 질긴 노래가락 하찮은 모지랑이라 욕하지 말라 그 누구라도 팔다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일상의 뒤란에서 마주한 눈빛으로 보듬어 햇살 아래 어우러 억센 고집부려 버리지 못한 사연 등에 업어 놓아 눈에 띄지 않아 볼품없어 보여 잘난 멋으로 버텨 두 눈 감아 별 무리 섞어 볶아 감내해 자라고 흔해 빠져 대접받지 못해 구슬 옥자 붙은 예쁜 짓 저마다 잘난 멋 따라 버텨 흉내로 욕심내지 않아 뜸 들여 말을 뱉어 알차게 들리는 어절 모아 놓아 골 따라 번져 햇살 배웅해 맛깔 난 이야기의 변두리
생각 폴더방 김경인 충북시인협회 부회장·충주지회장 덧칠 없는 수채화 같은 오늘이 좋다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이 무지개색이라면 중년의 여인이 보는 세상은 어떤 색일까? 웃고픈 마음도 울고픈 마음도 여러 개의 다양한 색을 쪼개 내고 있다 폴더방이 늘어나고 있다 중년의 여인이 좋아하는 수납장처럼 내 마음이 보고 그린 대로 내 마음이 읽은 대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낯선 세상인 것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풍물놀이는 좋-은 것이여 Ⅰ 이선숙 충북시인협회 회원 -깨갱 - 깨갱 - 깽깽깽- 묵은 사람과 나를 이어주는 실 같은 은가락지 같은 가락 있지 나는 원반 돌리는 사람- 얼쑤 공중, 웬 비행접시 빙빙 웽웽 초가집 옆 우물가 아낙네들 빨래하러 나오지 흰 수염 단 할아버지 새끼줄 꼬는 냄새 나지 구리 비녀 꽂은 할머니 송편 찌는 향기 퍼지지 나는 상모 돌리는 사람- 절쑤 허공, 둘둘 말아 우주 휘감는 흰 꼬리 푸른 물살 비단 물결 흐르지, 발칙하게 뱅그릉 역사가 돌지, 팽팽하게 얇고 좁은 구름 띠 구경꾼 칭칭 묶지, 구름꽃 핀 듯이 산신령 옥황상제 용왕 도깨비 말뚝이 북청사자 모두 친구 되어 장구 북 소고 징 꽹과리 날라리 깨어지도록 놀아 보세 깨금발로 쾅쾅쾅 -따단 - 따단 - 딴딴딴 -
삶을 묻는다 이임선 충북시인협회 이사 가끔은 정갈한 밥상 마주하고 맘 깊숙한 진실까지 소통하는 이와 끝없는 수다로 시간을 죽이기도 하지 하루쯤 유유자적하며 데워진 가슴으로 커피향에 취해 노을빛 물드는 서쪽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하지 사는 게 별거겠어 하루하루 켜켜이 쌓이면 역사가 되고 역사책이 되는 거지 그냥 펄떡이는 심장으로 희로애락 울고 웃으며 반쯤 눈 감고 살면 되는 거지 뒤틀어진 세상 모르면 약이 되기도 하잖아.
변곡점(變曲點) 최종진 충북시인협회 회장 갑진년 돌아보니 어질 타 질곡의 삶 고통의 기나긴 밤 어찌 다 꼽을까만 그래도 작은 우주로 부여받은 이 생명 을사년 새해 아침 어기찬 꿈을 꾸네 숫눈 길 걷는 심정 신발 끈 고쳐 매고 바다를 먹물 삼아서 써 가야 할 새 소명(召命)
진료대기실에서 이정문 충북시인협회 편집주간 토요일 아침은 늑장 부리고 싶지만 8시에 정해 놓은 약 먹는 시간을 지키려 알람을 밀쳐놓고 기지개를 켠다 손끝 내밀어 모기에게 헌혈하듯 한 모금 접수해 놓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리라네 한 바퀴 돌아와도 앞 순서가 십 리는 될 듯 형사 앞에 앉은 죄지은 사람처럼 양지쪽 졸고 있는 봄 병아리 되어 휴대폰에 고개 숙이고 찡그리고 있네 차례 되어 불리어 가면 삼십 초면 쫓겨나올 테지 똑같은 약 몇 년째 받아들고 은행빌딩 모퉁이 돌아서면 몇 년째 달래 냉이 두어 줴기 쌓아놓고 지나는 사람 불러세우는 노점상 할머니 계신다 할머니 손등 같은 밭고랑에서 캐어오시겠지 지난번 사가신 거 다 먹었거든 또 사가요 한 움큼 덤이 더 많다
염전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다에 떠돌던 나는 사람 사는 곳이 그리워 그리워서 눈물 한 방울까지 한 무더기 소금꽃으로 피워내 사람들 닫힌 문 힘껏 열어 바다를 한 아름 안겨주었습니다
천변의 갈대밭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비바람 몰아칠 때마다 휘청거리며 서걱거리는 갈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천변에 뿌리내리고, 싸늘한 아침이슬 머금고 온종일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허리 한번 곧게 세우지 못하고, 밭두렁 넘어 그늘진 언덕 위를 기웃거리며 넋이랑 버려둔 채 바람 부는 데로 쓰러지는 갈대들 이제는 얼어붙은 천변 시무룩한 얼굴도 감추지 못하고, 밭두렁 넘어 소곤대는 발자국 소리 따라가며 기웃거리며 아무 말도 없이 은구슬만 흩뿌리는 갈대밭
마음 김창영 충북시인협회 회원 꽃이 실체가 없다면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없는 것으로 보는 마음이네 세상의 모든 일은 마음을 따라서 하네 착한 법을 지키는 양심도 마음이고 악한 죄를 짓는 것도 마음이네 지혜로운 이는 죄의 성품을 허무하게 보는 마음을 갖네 선한 마음을 모아서 악한 생각은 없다는 마음으로 새 사람으로 살아가네
[충북일보] 충북도의회 박용규(옥천 2) 의원이 실제 응급 상황에서 지인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옥천소방서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옥천군 군북면 집에서 쓰러져 있는 황모(64) 씨를 응급처치로 살려냈다. 박 의원은 이날 평소 가깝게 지내던 황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자택을 방문했고, 거실 소파에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했다. 박 의원은 침착하게 심폐소생술(CPR)을 먼저 2분 정도 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처치하는 동안 황 씨는 '윽'하는 소리를 내며 호흡이 돌아왔고, 박 의원은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원활한 호흡을 유지했다. 출동한 옥천 119구급대는 환자의 의식 상태와 활력징후를 확인한 뒤 신속히 대전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박 의원은 이송 과정에서도 구급대원의 활동을 보조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적절한 초기 조치와 협조를 통해 환자의 소생을 도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23일 옥천소방서의 '1일 현장 소방 활동'에 참여했다. 이때 심폐소생술도 배우고, 구급차에 탑승해 환자를 대전의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현장 체험활동을 했다. 옥천소방서 대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최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공언했던 '버전업' 정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선 8기 청주시의 지난 2년 간 진행된 각종 정책이 올해부터 꽃 피울 것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이 시장이 올해에는 어떤 사업을 역점추진할지가 시민들의 관심사다. 16일 시에 따르면 먼저 이 시장의 역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꿀잼청주'가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그동안 여름철 인기를 끌었던 물놀이터가 더욱 늘어난다. 올해 시는 흥덕구 오송읍 정중근린공원과 청원구 오창읍 각리근린공원에 물놀이장을 새롭게 만든다. 또한 지난해 10월 문암생태공원에 조성한 종합놀이터 '온 가족 힐링놀이터'를 각 구별로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지농촌테마공원에 어린이 놀이공간을 설치하고 청주랜드 1관은 공공형 실내놀이터로 리모델링하는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규 축제도 시민들에게 선보여진다. 시는 청주의 음식문화를 활용한 K-푸드 컨텐츠를 재료로 '미식·주 페스타'도 기획중이다. 이 축제는 청주의 음식과 술을 주제로 청주의 맛과 멋을 알리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청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고추장과
[충북일보] "제 경영 철학은 단 하나입니다. 생명을 구하는 것." 김세나(41) 메디아크 대표는 단호하면서도 분명하게 메디아크가 나아가는 바이오 연구와 개발의 목적을 이야기했다. 메디아크의 시작은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초기 백신 공급이 원활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바라보며 김 대표는 연구한 바이오 소재 기술을 통해 백신 전달체 개발에 나섰다. 다음 팬더믹이 올 때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마음으로 창업을 했다고 한다. 메디아크 CEO를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서울대 박사과정 동안 항암제 개발을 연구해왔다. 일반적인 항암제가 아니라 환자에게 세포 독성이 전혀 없어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항암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어 이를 메인으로 백신과 항암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아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기술은 전이암과 재발암이 안생기는 기술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원발암만 제거하고 난 환자들은 5년 후, 10년 후 재발암이 생길 것에 대한 걱정이 많으시다"라며 "전이암도 그렇고 원발암 부분을 제거하고 난뒤 해당 부분을 환자의 면역을 증강시킴으로써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