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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 친환경 농축산과장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도 지나고 입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는 된서리가 내렸다. 산마루에 핀 구절초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비스듬히 누워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창밖에는 아직도 매미가 "겨울겨울" 하며 울고 있다. 자세히 들으면 귀뚜라미 울음소리 같기도 하다. 어떤 일에 집중하거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잘 들리지 않는다. 혼자 TV를 보거나 어떤 생각에 젖어 있을 때는 매미 소리가 더욱 커진다. 귀가 따가울 정도다. 이상도 하지!, 올여름 그렇게도 무덥더니 아직도 매미가 우나? 아니면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일까? 아파트 창문을 열고 바로 뒤에 있는 마성산을 바라보았다. 올해는 가을도 없이 여름에서 곧바로 겨울로 직행했다. 단풍이 없는 가을이다. 단풍이 들 사이도 없이 낙엽이 지고 있다. 분명 깊어가는 가을을 지나 겨울이다. 이상하다, 매미는 보이지 않고 저 멀리서 작은 매미 울음소리만 메아리처럼 계속 들려온다.

몇 해 전 40년의 공직을 명예롭게 은퇴했다. 공직생활을 할 때는 수많은 일상과 민원으로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은퇴 후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철 지난 매미 울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린다. 하는 수없이 대학병원 이비인후과에 갔다. 청력검사는 물론 여러 가지 정밀검사를 받았다. 매미 소리가 아니고 생각지도 않던 이명(耳鳴)이란다. 심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새소리나 물소리 바람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나 클래식 같은 음악을 자주 들으라 한다. 될 수 있는 대로 혼자 있지 말고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란다. 그리고 어떤 일에 집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별한 처방이나 약도 주지 않는다. 그동안 바람이나 나뭇잎 소리, 풀벌레나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보다는, 자동차 소음, TV나 휴대폰 소리, 남을 헐뜯고 시기하는 소리만 듣고 살아온 탓은 아닐까? 문득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게 된다.

얼마 전부터는 또 가끔 눈앞에 하루살이 같은 날파리가 어른거린다. 특히 피곤하거나 자고 일어나면 눈앞에서 하루살이가 날아다닌다. 눈을 감아도 마찬가지다. 짜증스럽기도 하고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겨울이 코앞인데 아직도 하루살이가 날아다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그것은 날파리가 아니고 하나의 질병이니 안과를 가보라는 것이다. 시내에 있는 안과를 들렀다. 시력검사부터 복잡한 검사를 하였다. 긴장된 마음으로 의사 앞에 앉는다. 무표정한 말투로 눈이 건조하고 노안이다. 그리고 비문증이란 진단을 내린다. 뚜렷한 처방도 없다. 그냥 신경 쓰지 말고 휴대폰나 컴퓨터 같은 것을 가급적 보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끔 눈이 건조할 때 인공 눈물이나 넣으라며 빈손으로 돌려보낸다.

병원문을 힘없이 나오며, 아뿔싸! 이제야 이명(耳鳴)과 비문증이란 놈이 내 몸속에 무단전입 해 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덧 이순(耳順)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누가 뭐래도 이젠 인생의 가을이다. 귀(耳)를 잘 다스려 어떤 소리에도 순응할 줄 안다는 이순의 나이다. 그런데 웬 철 지난 매미 소리라니, 정작 매미 소리는 밖이 있는 것이 아니고 내 몸 안에 있었다. 그리고 하루살이도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서 날아다닌 것이다. 그런데 죄 없는 내 귀와 눈만 의심한 우스운 꼴이 됐다. 어느 날 갑자기 내 몸속으로 무단 전입해 온 매미와 하루살이가 반갑지는 않지만 원망할 생각도 없다. 언제 이사 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나와 같이 여생을 함께할 가능성이 매우높다. 나에게 평생을 눌러산다 해도 하는 수 없다. 하나둘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이놈들과 친하게 지내볼 요량이다. 오늘도 내 귓가에는 매미가"겨울겨울"하며 울고, 눈에는 하루살이가 반딧불처럼 아른거린다. 혹시, 이명(耳鳴)은 그동안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주장만 하고 살아온 나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 비문증(飛蚊症)도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상을 좀 더 멀리 보지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살아온 나에 대한 옐로카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갑자기 찾아온 초겨울 날씨가 오늘따라 더욱 을씨년스러운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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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