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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5.13 18:13:42
  • 최종수정2024.05.13 18:13:42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작년 여름 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비극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그 죽음을 함께 애도했던 수 많은 선생님들의 외침은 우리의 교육 현실에 큰 울림을 던져 주었다. 집회에 참여했던 선생님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신이 아니었으면 나였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뙤약볕을 마다하지 않고 긴 시간을 고인에 대한 애도와 교권수호를 위한 절실한 마음을 모았다.

습한 더위와 딱딱한 도로에 앉아서 화장실에도 못가는 상황에서도 선생님들의 흐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졌고 그 외침은 간절해졌다. 여의도 아스팔트 대로에 함께 앉아 있으면서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헌신하는 교사를 위한 교육감이 되겠다고 다짐하였지만 현실은 나의 이상과 달라 무력감마저 느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비극을 계기로 선생님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정책과 법령 개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7차 집회에서 선생님들이 제안한 교권보호대책은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제안이 많았다.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한 현정책에 대한 해결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보고 적극 검토하여 반영하도록 당부하였다. 대책 수립과 함께 학교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아갔다. 어려움에 내몰린 선생님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눈물이 났고 집에 가서 잠을 청해도 가슴이 답답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였다. 우리 교육청은 현장 밀착형 교육활동 보호 종합지원 계획을 마련하여 교권을 회복하고 교육활동을 적극 보호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우선, 충북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소통 메신저'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 사안 발생 시 바로 지원하는 '교원 119'와 '마음 클리닉'을 신설하였다. '교원119'는 말 그대로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사안 처리 시스템이다. 사안 발생 초기에 법률 자문 및 소송 지원 등 전문가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으며, 교사와 학교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컨설팅을 함께 지원하여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더불어 선생님들의 마음 건강과 심리적 회복을 돕는 방안을 고민하며 시작된 것이 바로 '마음클리닉'이다. 교직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선생님들의 마음 근육의 회복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과 심리치유를 지원했다. 선생님의 마음에 생긴 작은 생채기에도 새 살이 돋을 수 있도록 함께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우리 선생님과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에도 교육청이 함께 대응해 나가고 있다. 또한 선생님들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교권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작년 여름, 모두의 가슴에 큰 상처가 남은 이후 나는 학교 현장을 다시 돌아보며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장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헌신하는 교사를 위한 교육감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 하나가 학생들의 하루를 좌우하고 미래를 결정하여 심지어 운명까지 바꿀 수 있을 만큼의 큰 영향을 주는 선생님을 우리가 지켜내야 한다.

선생님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잊을 수 없는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이며 나침반이며 등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도현 시인은 '우리가 눈발이라면'이라는 시에서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고 노래했다. 우리 교육 현장을 지키고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해 나는 기꺼이 선생님들을 위한 따뜻한 눈발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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