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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어려서 이웃에 살면서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하고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지음(知音)이라 한다. '죽마고우'라는 고사는 진(秦)나라 12대 황제인 간문제(簡文帝)때의 일이다. 촉 땅을 평정하고 돌아온 환온(桓溫)의 세력이 날로 커지자 간문제는 환온을 견제하기 위해 은호(銀狐)라는 은사(隱士)를 건무장군 양주지사에 임명했다. 그는 환온의 어릴 때 친구로서 학식과 재능이 뛰어난 인재였다. 은호가 벼슬길에 나아가는 그날부터 두 사람은 정적이 되어 반목했다. 왕희지가 화해시키려고 했으나 은호가 듣지 않았다. 그 무렵 오호 십육국 중 하나인 후조의 왕석계룡이 죽고 호족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자 진(秦)나라에서는 이 기회에 중원 땅을 회복하기 위해 은호를 중원장군에 임명했다. 은호는 군사를 이끌고 출병했으나 도중에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결국 대패하고 돌아왔다. 환온은 기다렸다는 듯이 은호를 규탄하는 상소를 올려 그를 변방으로 귀양 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환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은호는 나와 어릴 때 같이 죽마를 타고 놀던 친구였지만 내가 죽마를 버리면 은호가 늘 가져가곤 했지. 그러니 그가 내 밑에서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환온이 끝까지 용서해 주지 않음으로 해서 은호는 결국 변방의 귀양지에서 생애를 마쳤다고 한다. 우리가 죽마고우(竹馬故友)라는 고사성어를 아주 절친한 친구로 알고 사용하지만 실은 그렇지 못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어려서부터 알던 친구도 아니고 고희를 넘긴 나이에 우연히 알게 된 친구 두 분과 며칠 전에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를 가졌다. 삼겹살을 구우며 소주잔을 부딪치며 오래 사귄 친구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분은 몇 년 전에 도덕경 공부를 하며 알게 되었고, 한분은 시조시인으로 등단하여 시조문학회 활동을 함께 하며 알게 되었다. 두 분끼리는 불교에 심취하여 서로 친구가 되었는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우리 셋은 동갑내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나이 들어서는 친구도 하나 둘씩 떠나거나 멀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뒤늦게 만났지만 서로 뜻이 통하고 자기를 알아주는 참다운 지음(知音)의 벗을 만났다며 좋아했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로 대화가 끊일 줄 몰랐다. 취기가 약간 오르니 뒤늦게 지음을 만났으니 너무 행복하다며 박장대소하였다. 고기 냄새가 가득한 식당을 나와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한 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늙어가면서 사귀어야 할 친구는 건강관리를 잘하는 친구와 어울려야 함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노년이 되면 고독이나 우울증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긍정적인 친구와 어울려야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노년의 삶은 무미건조해지기 쉽기때문에 유머감각이 뛰어난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취미활동이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취미가 같은 친구와 어울려야 좋다. 마음이 젊고 신세대처럼 행동하는 친구와 어울려야 좋다고 한다. 고민이 생겼을 때 마음을 털어놓거나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이 어린 친구를 사귀며 변화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다. 봉사하는 친구와 어울리며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할 때 노년의 삶이 의미 있고 아름다워진다. 장수(長壽)를 연구하는 사람의 조사에 의하며 가장영향을 미치는 것이'친구의 수'라고 한다. 노년엔 지음(知音)의 친구가 외로움을 달래주어 장수한다고 하니 새겨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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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