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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03 15:36:37
  • 최종수정2025.06.03 15:36:37

김희숙

시인, 한천초등학교병설유 교사

시는 일상의 소재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언어로 담아내는 예술이다. 시어는 소설이나 수필과 달리 다의적이고 함축적이며,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본질을 뽑아내어 심층적인 감정까지도 표현한다. 시는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압축해서 마음속 깊이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드라마에서 시는 종종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핵심 도구로 쓰인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에서도 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는 해녀 엄마와 시를 좋아하는 딸 애순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엄마는 첫 남편을 잃고 재혼해서 힘겹게 살아가고, 애순이는 작은아버지 집에 얹혀살며 엄마를 그리워한다.

애순이는 매일 엄마를 찾아가지만, 엄마는 딸을 냉정하게 대한다. 작은아버지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구박 받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엄마는 딸을 자신처럼 해녀로 키우지 않으려고 그 집에 남겨둔다. 그러던 어느 날, 애순이가 지은 '개점복' 이라는 시를 읽다가 엄마는 "명치에 든 가시 같은 년"이라는 독백을 하며 흐느낀다. 이는 엄마의 애틋한 마음과 애순이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다. 그리고 한밤에 딸을 찾아간다. 엄마는 시댁 식구들에게 그간 서운했던 말을 쏟아내고, 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 애순이의 시는 엄마의 힘든 삶을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바위처럼 굳었던 엄마의 마음을 녹인다. 수년간 엄마에게 했던 말보다 단 몇 줄의 시가 더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이다.

이처럼 시는 주변의 사건과 사물에서 소재와 주제를 찾아, 진정성 있는 언어로 사람에게 다가간다. 시는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한 감정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드라마에서 죽음을 앞둔 엄가가 애순이의 손톱에 꽃물을 들이며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이 밀려드는데 안 잊을 재간이 있나"라고 말하는 장면은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 또 "내 팔자가 지게꾼이라 자꾸 내 짐을 같이 들겠대"라는 말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한 사랑을 드러낸다.

시는 단순한 언어의 나열이 아니라, 삶의 진한 감정을 담아내는 울림통이다. 애순이와 엄마의 이야기에서 보듯, 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서로를 이해하게 하며, 진정한 소통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애순이의 시가 엄마의 마음에 진심으로 가 닿은 것처럼, 우리의 시도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시는 읽히고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고 이해되며 사랑으로 이어지는 언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늘 새로움을 발견하고,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시를 매일 만나기를 시인으로서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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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