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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1.10 15:21:54
  • 최종수정2019.11.10 15:21:54

김나비

시인, 주성초등학교병설유교사

"삐악삐악 병아리, 음매음매 송아지. 따당따당 사냥꾼. 뒤뚱뒤뚱 물오리~ " 흥겹게 노래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손을 번쩍 든다. 평소에도 질문이 많은 아이다. 질문들이 다채롭고 독특해서 아이에게 귀를 열어놓는 일은 내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를 오빠와 형으로 부른다. 발달 지체가 있는 아이는 일 년을 유예했다. 한 살이 많지만, 보통의 아이들하고 다른 사고를 하므로 가끔은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그때마다 나는 oo가 참 좋은 생각을 했다며 일부러 칭찬해 주곤 한다. 그런데 그 아이가 갑자기 손을 치켜든 것이다.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내게 던지면 입을 연다. "선생님, 사냥꾼도 동물인가요·" 작은 동물원이라는 노래를 배우고 있었으니, 노래 안에 등장한 사냥꾼이 동물인지 아닌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응 사냥꾼도 동물이에요. 사냥꾼은 사람이니까요. 사람은 동물의 분류에 속해요. 그런데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는 조금 달라요. 왜냐하면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거든요."라고 말해놓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사람이 생각하는 동물이라는 것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이라고· 그럼 다른 동물은 생각을 못 한다는 말인가· 그건 너무나 인간적인 발상이 아닐까·'

동물은 인간의 삶 속에 뗄 수 없는 존재다. BC8,000년 전에 농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동물들을 가축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물들을 필요에 의해 도축도 하고 농경 생활의 도구로도 이용했다. 그들을 사육하면서 인간은 그들에게 우월적인 지위를 획득하였다. 그들을 인간 중심적 사고에 의해 야생동물(wild animal) 그리고 가축화된 동물(domestic animal) 그리고 애완동물(반려동물, pet)로 나누었다. 2,000년대 현재 지구상의 육상동물 중 인간과 가축, 그리고 애완동물들이 97%이고, 야생동물은 3%만이 존재한다. 농업혁명을 시작한 신석기시대만 하더라도 이 비율은 반대였다. 2019년 현재 77억이라는 인구와 250억 마리의 가축화된 동물과 애완(반려)동물들과 살고 있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라기 보다 거느리고 산다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동물들과 평화로운 공존은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야 가능한 것이다.

다른 동물도 생각을 할 것이다. 단지 사고하는 방식이나 크기와 깊이가 다를 뿐. 나는 개 두 마리와 돼지 한 마리 그리고 닭 다섯 마리와 산다. 새벽 다섯 시쯤 되면 닭장에서 꼬꼬들이 먼저 울음으로 아침을 깨우고, 여섯 시가 되면 돼지 꾸꾸가 기다란 입으로 내 온몸을 꾹꾹 누르며 깨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7시가 되면 개인 영이와 철이가 슬그머니 내 옆으로 와 몸을 치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알람들이다. 출근할 때는 그들에게 AI 스피커를 이용해 이루마 음악을 반복재생 시켜주고 집을 나선다. 신발을 신고 그들의 머리를 하나씩 쓰다듬어 주면서 작별 인사를 할라치면 그 슬픈 눈빛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몇 번을 "잘 지내~ 집 잘 봐!"라는 인사를 하고 현관을 나선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영이와 철이가 달려오고 뒤를 이어 꾸꾸가 나를 마중한다. 그리고 내가 책을 보면 꾸꾸는 무릎에 올라와 앉는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아 내 무릎을 차지하지 못한 영이와 철이는 옆에 앉아 나를 지킨다. 심지어는 닭까지도 내가 마당에서 풀을 뽑을 때면 내 몸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그런 그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 동물들과 수많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도 그런 말을 하다니.

나도 모르게 내 머릿속에 가지치기해 온 인간중심주의 적인 사고가 나를 놀라게 한다. 인간만이 생각한다는 생각은 인간들의 오만한 프로노이아※ 아닐까. 모든 피조물은 개개의 특성이 있으며 다 소중한 것이다. 오만함을 버리고 함께 공존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 우주와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비밀리에 결탁하고 있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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