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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비

시인, 한천초등학교병설유 교사

계절이 또 옷을 갈아입고 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생경한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한다. 옷장 정리를 한다. 반 팔은 깊숙한 곳에, 긴 팔은 손이 닿기 편안한 곳에 놓는다. 주말엔 내복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스카프를 정리한다. 분홍색 바탕에 기하학적인 무늬가 있는 스카프, 파란색 바탕에 꽃무늬가 그려진 스카프, 갈색 바탕에 검은 체크무늬가 수 놓여진 스카프, 초록색 민무늬 스카프…. 언제 이렇게 사 모았는지, 참 많이도 그러모았다. 세월이 쌓인다는 건 냄새가 쌓이는 것이라는데, 나에겐 어떤 냄새가 날까. 하늘거리는 스카프 속에서 내가 쌓은 욕심의 냄새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 같아 멈칫한다. 물방울 스카프를 들고 냄새를 맡아 본다.

점·점·점

물방울 떨어진 자리

서릿발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하얀 날

장롱에 곱게 넣어둔 스카프를 꺼낸다

둘·둘·둘

감으면 파도 소리 목에 걸린다

폭풍이 밀려와 당신을 삼킨 새벽

바다의 고함을 뚫고 파도가 건넨 스카프

감는 건

사람의 체온을 데우는 일

사랑은 파도에 유영하듯 풀어주는 것

찬바람 일렁거리고 당신이 밀려오고

감기 위해

풀어야 했던 당신의 스카프

서리 내려 감기는 지금은 초겨울

저절로 스카프 감는 매큼한 계절이다

─ 김나비, 「물방울 스카프」전문 (시집 혼인 비행)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스카프를 자주 감는다. 감는다는 것은 사람의 체온을 데우는 일이다. 체온을 데운다는 것은 기억을 데우는 것이다. 창밖에 초겨울 바람이 일렁이며 춤을 추고 있다. 내게 남아있는 겨울은 얼마나 될까. 많아야 스무 번일 것이다.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기억을 데워줄 수 있는, 따듯한 스카프 같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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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