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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도 '빈익빈 부익부' - 대학생 아르바이트 '생존 vs 경험'

"돈 벌어서 등록금 내야죠" vs "인맥 ·경험 쌓기 위해 하는 일"

  • 웹출고시간2016.01.26 19:36:06
  • 최종수정2016.01.27 16:27:56
[충북일보] 눈발이 날리고 칼바람이 부는 유난히도 추운 아침. 대학생 이모(여·21)씨는 알바(아르바이트) 장소인 편의점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 정류장에 옷깃을 여미고 선 이씨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여행사 홈페이지의 특가 이벤트 창이 띄워져 있다.

베트남·캄보디아 6일 79만9천원, 세부 5일 84만9천원…. 이씨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한숨을 푹 내쉰다.

이씨는 이번 겨울방학 때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지난 학기 중에 알바를 하며 수십여만원을 모아뒀지만 마음을 접었다.

다음 학기 등록금 낼 생각을 하니 도저히 해외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이씨는 "집안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아쉽지만 장학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며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겨울방학 동안에도 계속 알바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는 한 대학생이 진열된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이씨가 편의점에서 방학기간 평일낮 6시간 일을 하고 한달에 받기로 한 급여는 80만원 남짓.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으로 자취방의 월세를 내고 각종 공과금을 제하고, 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얼마 남지 않은 용돈과 알바비를 합치면 한달에 100만원 정도 모을 수 있다.

이씨는 두달 가량 되는 겨울방학 내내, 개강 전까지 계속 알바 말고는 다른 계획이 없다. 그렇게 두달 동안 돈을 모으면 200만원. 겨우 등록금을 낼 수 있다.

그는 "학자금 대출을 받자니 나중에 갚을 게 걱정이고, 부모님께 손을 벌리자니 여간 죄송스러운 게 아니다"라며 "여행이나 스펙쌓기 등을 포기하고 알바를 하게 되면 그나마 등록금이라도 벌 수 있다. 내게 방학은 학비를 벌기 위한 시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학생 8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학 아르바이트 계획' 설문조사에서 63.88%(529명)가 '알바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는 36.36%가 '생활비(학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답했으며 또다른 답변으로는 '자격증 등 스펙을 쌓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15.15%),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력을 쌓기 위해서'(30.30%), '방학에 집에만 있기는 싫어서'(9.10%), '여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6.06%) 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씨처럼 생활비·자금 마련 등의 이유로 알바를 하겠다는 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금전적인 이유가 아닌 '경력'을 쌓기 위해 알바 현장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30%가 넘는다.

대학 졸업반 개강을 앞둔 원모(26)씨는 IT기업의 '영업사원'을 미래의 직업으로 점찍어 놓고 있다.

그는 최근 아버지 친구의 소개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IT관련 중소기업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알바를 하는 동안 머물 원룸은 부모님께서 회사 근처로 계약해줬다.

원씨는 "컴퓨터공학과에 다니면서 IT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흥미를 느끼지만, 공공기관의 큰 사업(프로젝트)을 수주하는 영업사원들의 수완에 매력을 느낀다"며 "짧은 방학기간 동안 하는 알바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비 액수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한달에 120만원 안팎을 지급받게 될 것 같다며 "돈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알바비 보다는 직업과 관련된 '인맥'을 쌓고, 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하는 것이 향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씨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알바가 아니라 '나중에 돈을 벌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시작한 알바"라며 "직업을 이해하고 취직 후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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