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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괴테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에는 「그대는 아는가, 남쪽 나라를」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말하라 하지 말고」 「참다운 존재가 되기까지」 등 노래 네 편이 나온다. 괴테가 소설 속에 노래가사로 지어 넣은 이 시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창조적인 자극을 주었다.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 수업시대』 주인공 빌헬름은 부유한 집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좋은 상인이 되길 원하지만 연극에 빠져 있던 빌헬름은 세상일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버지 뜻에 따라 상인 경험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빌헬름은 여행 도중 만난 유랑극단에 들어간다. 그러던 중 어느 마을에서 강도들을 만나 심한 부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그를 치료해 준다. 이후 빌헬름은 이 이름 모를 여인을 간절히 그리워하게 된다.

어느 날 몽환적인 그리움에 빠져 있을 때, 어디선가 미뇽과 하프 타는 노인이 부르는 이중창 노래가 들려왔다. 미뇽은 어린 시절 곡예단 사람들에 의해 유괴되어 유랑극단에 들어왔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 가끔 한 번씩 부르는 노래를 통해서만 자기 자신을 살짝 드러낼 뿐이다.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내 이 괴로움을 알리./ 혼자, 모든 즐거움과 담을 쌓은 곳에 앉아/ 저 멀리 창공을 바라본다./ 아, 날 사랑하고 알아주는 사람은/ 그렇게도 먼 곳에 있구나./ 눈은 어지럽고/ 가슴도 타들어간다./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내 이 괴로움 알리.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보고 싶음과 그리움이 커지면, 가슴이 타들어 가고 생각만 해도 고통이 따른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같이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음은 통증이고, 그리움은 아픔이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서 생기는 것, 이것이 보고 싶음이며 그리움이다.

손을 잡고 있는데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만 삶이 충만하고, 생기를 찾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움에서 해방될 날은 언제쯤일까? 과연 해방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수없이 던지며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이 감정이 뭐길래 이토록 목말라하며, 대상을 기다리는 것일까?

플라톤 『향연』에서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파네스, 알키비아데스 등 향연 손님들은 에로스(사랑)에 대한 시작은 무엇이냐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아리스토파네스는 제우스가 인간을 둘로 자르고 나서 아폴론을 시켜 얼굴과 목 반쪽을 잘린 쪽으로 돌려놓게 했으니, 인간들이 자신의 잘린 모습을 보고 앞으로 더 절도 있게 행동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네.

그들은 본래 모습이 둘로 잘리자 각각 반쪽은 다른 반쪽이 그리워 만나려 했네. 그래서 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한 몸이 되기를 원했고, 본래 모습인 둘로 잘리기 전, 완전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반쪽을 찾아 나서게 된다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둘을 하나로 만든다. 이를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본성을 되찾게 해준다. 때문에 자신과 타자와 결합은 사랑을 완성하는 것으로, 사랑에 대한 최종 목적이 된다.

잊혀가는 기억과 잃어버린 반쪽인 '나'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영혼을 가지고 있는 우리이기에, 영원히 결핍된 그 무엇이 있기에, 완벽한 영혼을 꿈꾸고 있기에 반쪽이었던 '나'를 찾아 우주를 떠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리움은 익숙했던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강한 의지가 된다.

가장 잘 알고, 가장 익숙한 사람이 아닌, 몇 번 만났지만 그 누군가를 보고 싶은 고통이 바로 그리움 아닐까· 언제든지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밤을 새우고 있다. 먼 곳에 있는 무언가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당장 뛰어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 진정한 그리움에 대한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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