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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살다 보면 가짜가 그럴듯하게 실제보다 더 실제로 있기에 안개 속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깜박 속아 넘어간다. 이젠 웬만한 것들에겐 속아 넘어가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평정 있는 감정으로 온기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따뜻한 온기에 대한 열망과 갈급은 살갗을 애무하는 온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는 상실감은 살갗을 잘라내고, 기어이 피를 흘려야 하며, 영혼까지 꺼내도록 했다.

온기 사라진 맥락 잃은 독해는 뻔한 결론에 다다른다. 빛이 만들어 낸 문명이 있고, 그 문명 속에 인간 세계가 있는가 하면, 반대편엔 이러한 세계를 전복 시키는 어둠과 파국 그리고 짐승과 바이러스 세계가 있다.

어느 맥락을 따라가고 있는가. 후자 세계가 명료한 방식으로 비웃고 있다. 빛이 만들어낸 세계와 어둠이 만들어 낸 세계가 충돌하고 있다. 구축된 세계가 전복되고, 새로운 세계가 구축된다면서 서쪽으로 향하라며, 협박과 불안 공포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녹색으로 안정감과 편안한 향기를 지닌 나무숲을 따라 달려가다 보면 동해가 나온다. 동쪽은 좌청룡으로 仁이다. 崇仁門인 그러하듯 어짊, 젊음, 희망, 녹색으로 해가 떠오르는 곳이다.

내 살 속에 사람이 들어있다.// 현미경을 갖다 대면 얼룩 균처럼 보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나였다./ 몸부림치게 하는// 발광하게 하는/ 마구 어지럽고 뒤섞이고/ 혼란스러워 아득해지는/ 열병 든 것 같은 어떤 기운이 나였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불치의 병처럼/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 채호기,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은 희망적이다」, 부문.

"내 살 속에" 들어있는 "사람이" 맥락을 못 찾고 정신 나가 떠돌다 "현미경을 갖다 대"고 정신 차리고 보니 그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나였음"을 알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아"닌 나를 발견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 "불치의 병처럼" 코로나19는 길을 잃게 하여 우왕좌왕하게 만들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몸부림치게 하는// 발광하게 하는/ 마구 어지럽고 뒤섞이고/ 혼란스러워 아득해지는" "어떤 기운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보았다.

숲에서 길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어버리듯 꼬여버린 인생사는 가야 할 길과 방향을 잃게 만들었다. 길이 끊어지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되겠지만 다시 반복할 시간이 없다.

때문에 실패는 불안을 넘어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으며, 길에 주저앉아버린 나를 다독여 일어나 걸어 봤지만, 또 얼마 가지 못해 길을 잃고 헤매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버린 나를 발견하곤 공포에 떨어야 했다.

어쩌면 역설적으로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은 희망"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나를 꺼내줄 새로운 길이 있을 것이라 믿고 드론을 띄워 길을 찾아보았다. 내 자신을 믿고 일어나는 것이 삶 아니던가. 어두운 숲길, 밤하늘로 올라간 드론이 멀리서 반짝이는, 길 끝에 보이는 한 줄기 빛,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 불빛을 발견했다. 추락하지 않는다면 한 발 한발 힘을 보태 나아갈 것이다.

이젠 그리움이나 상실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정할 대상도 지나온 내 시간을 증언할 대상도 없다. 나는 내 안에 다이모니온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나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으로 세운 국가가 있다.

"내가 나를 모른다는" 역설적인 "희망"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내면을 고백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와 욕망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내 가슴에 반짝이고 있는 빛이 사라지지 않도록 길 건너편에 있는, 항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내일이라는 시간을 향해 발걸음을 허락해준 사람을 기다리며, 동해에서 새벽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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