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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7.29 14:40:45
  • 최종수정2021.07.29 14:40:45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요즘과 같은 1인 가족 시대에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다. 식구 여럿이 하나 된 마음으로 둘러앉아 도란도란 음식을 나누는 풍경을 생각하니 가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일심동체를 이뤄 이해타산 없이 좋고 나쁜 것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에 대한 정이 있는 식구들이 모여, 인간과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런 모습은 한솥밥 먹는 사이일 것이다.

한솥밥이 가지고 있는 하나로 된 묶임은 어떤 묶임보다 강하다. 사람 관계에서 친함과 친하지 않음에 대한 구별은 같이 한솥밥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에 따라 나뉜다. 먹더라도 자주 먹느냐 가금 먹느냐로 친밀도에 대한 기준이 달라짐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한솥밥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에 옛 어른들은 한솥밥을 아무에게 내주는 일이 없었다. 한 집안에 같이 살더라도 한솥밥을 먹는 식구와 딴솥 밥을 먹는 사람과 구분돼 있었다.

피가 다른 노비, 머슴, 소 등은 식구가 먹는 밥솥과 다른 밥솥에서 밥을 지어 먹었다. 핵가족이나 1인 가족이 많아진 요즘엔 피가 다른 노비, 머슴, 소 대신 반려견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애완견(愛翫犬 : 사랑 애, 가지고 놀 완, 개 견)은 가지고 논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반려견(伴侶犬 : 짝 반, 짝 려, 개 견)은 인생을 함께하는 짝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애완견은 휴가를 가기 위해 돌보는 사람 없이 장기간 홀로 남겨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애완견을 차에 싣고 가다 들판에 버리고 줄행랑친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 있다.

가지고 논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애완견은 갑자기 홀로돼 주인을 찾아 헤매다 결국 굶어 죽기도 하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살기위해, 들개가 되고 만다. 산으로 들어가 들개가 된 애완견들이 민가에 내려와 키우던 닭 등 가축을 모두 물어 죽였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전략)…

아무리 달려도 서 있을 때처럼 조용한 바퀴 옆에서/ 심장과 허파를 다해 헐떡거리는 다리./ 오토바이 굉음소리에 빨려 들어가는 헐떡거림./ 아무리 있는 힘을 다해 종종거려도/ 도저히 둥글어지지 않는 네 개의 막대기./ 느슨해지자마자 팽팽해지는 개줄.

- 김기택, 「오토바이와 개」 부문

"심장과 허파를 다해 헐떡거리는 다리./ 오토바이 굉음소리에 빨려 들어가는 헐떡거"려야 하는 것은 애완견일 것이다. 더 나아가 복날 되면 식용으로 도살되는 모습에서 생명에게 가해지는 무차별 폭력을 생각해 본다.

가지고 놀다 버리는 애완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이젠 모든 뭍 생명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마침 영국 의회가 동물복지법을 개정 바닷가재나 게와 같은 갑각류, 문어나 오징어와 같은 무척추동물까지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최근 필자는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생각을 바꿨다. 가지고 놀다 싫증나면 버리는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으로, 식구라는 개념으로 생각을 바꾼 것이다. 식구는 한솥밥을 먹는 사이이다. 최근엔 필자와 같이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으로 한솥밥 먹는 식구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우연히 만난 '단추'라 이름 붙인 작은 강아지가 있다. '단추'는 필자 목소리와 발자국 소리, 냄새까지 기억해 20여 m부터 반기기 시작하며, 문 앞에 다다르면 온 힘을 다해 앞 다리를 들어 보이며 반겨주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살기 위해 허겁지겁 달려온 힘에 대한 속도에서 벗어나 동물적 본능과 원초적 생명력을 확인하게 만들어 준 '단추',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생각을 바꾸게 해 잃어버린 '나'라는 정체성을 볼 수 있게 만든 작은 생명 '단추'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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