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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6.14 16:05:23
  • 최종수정2020.06.14 16:05:23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18세기 초 푸른 꿈을 안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마르크 슐츠와 에드워즈 조나단 두 젊은이가 영국에서 배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했다.

슐츠는 "돈을 많이 벌어 자손들이 가난을 모르고 살게 해야겠다" 마음먹고 열심히 일해 큰 부자가 되었다. 반면 조나단은 "신앙에 대한 자유를 찾아 왔으니 올바름을 찾아가는 신앙생활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150년이 지난 후, 두 사람 자손들을 추적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슐츠 자손은 5대째 1,062명이 되었으며, 교도소, 창녀, 정신이상, 알코올 중독, 문맹자 등이 다수였다. 반면 조나단 5대째 자손은 1,394명 이었다. 자신은 직접 프린스턴 대학을 설립했으며, 자녀들은 목사, 교수, 문학가, 법조인, 의사 등 미국을 이끄는 명문가가 되었다.

이 연구 결과 유산 중 최고 유산은 올바름에 대한 유산이라는 것이며, 재산을 물려주는 유산이 자손들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바름(정의)에 대해 트라시마코스는 '올바름이란 강자 이익'이라 했다.

하지만 플라톤은 올바름(정의)이란 지혜, 절제, 용기 등 영혼과 신체 여러 가지 힘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실현된다고 봤다. 아리스토텔레스나 칸트, 샌델 등도 결국은 조화와 균형을 이룬 선한 행위가 올바름이라고 뜻 매김 하고 있다.

트라시마코스는 '올바름이란 강자 이익'이라 했지만 올바름이란 개인 적성을 살려 사회 전체 공동선을 위해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일 년 내내 기침을 해댔고/ 검은 안개 속을 허우적거리듯 걸어 다녔다/ 신문과 전파는 무심히 붐비는 사람 틈새로 빠져나갔고/ 거리의 검투사들은 찌르고 찔리며 환호 속에 죽어갔다

- 남진우, 「문밖에서」 부분

매일 아침 매일 저녁 나는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의 내가 내게 무슨 말을 묻기 전에/ 거울 앞에서 멍하니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는 나에게/ 지나온 나날의 죄과를 하나하나 고백한다

- 남진우, 「베니스에서 죽다」 부분

"기침을 해댔고" "허우적거리듯 걸어 다녔"으며, "신문과 전파는 무심히 붐비는 사람 틈새로 빠져나"가듯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 사이 검투사들은 찌르고 찔리며 환호 속에 죽어" 갔다. 죽음을 동반한 물질 세속도시 일상이다. 반면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는 나에게/ 지나온 나날의 죄과를 하나하나 고백한다"는 베니스를 떠올리며 타락한 세속도시에서 올바로 살기 위한 반성과 참회가 담겨 있다.

전자는 "기침" "허우적거림" "찌르고 찔리며 환호 속에 죽어"가는 즉, 자본에 의한 죽음이라면 후자는 "거울 앞에"서 "죄과를 하나하나 고백"하는 반성하는 죽음이다. 자본이 휘두르는 폭력의 세속도시라 하지만 베니스에서 "죄과를 하나하나 고백"하면서 참회하는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번져가는 무기력 속에 포획되는 양성반응이 있는가 하면, 좌절되는 음성반응 속에 이별이라는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신성성을 찾아 올바름을 위해 현실을 극복하고 돌파해야 하는 불완전한 인간성을 경험하고 있다.

잠깐이지만 신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숭고함에 가깝게 가도록, 제의 형식으로 기도를 올린, 현실감 없는 추상 속에, 완전한 '나'를 위해 내가 끌어안고 가야 할 것은 끝까지 올바름을 찾아가는 길일 것이다.

슐츠가 찾았던 자본이 지배하는 세속도시에서는 사랑조차 들어설 자리가 없음을 경험했다. 하지만 사회 전체 공동선을 위해 올바름은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가치도 크기 때문에 베니스는 찾아가지 못하지만 새만금 방조제로 마음을 막고, 신시도를 찾아 최치원, 유희경, 허균, 매창과 함께 올바름이 무엇인지 밤새도록 이야기 나누기 위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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