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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중학생이 된 소년은 테스를 읽으면서 꿈을 꾸었고, 노트르담 꼽추를 읽으면서 순수한 만남을 기다렸다. 고등학생이 된 소년은 데미안을 읽으며 상징계로 넘어갔으며, 닥터 지바고를 읽으며 사유의 폭을 넓혀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자 마음 깊은 곳에서 꿈틀거린 문학과 음악에 대한 동경을 품고 왠지 잘살아갈 수 있다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학과 음악은 삶 일부로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었고, 오랫동안 꿈꾸어온 거잖아"라고 속삭이며 필자는 무작정 길을 찾아 나섰다.

생애 첫 번째 '클래식기타 중주 밤' 대연주회, 두 번째, 세 번째 연주회도 성공리에 마무리했고 시인이라는 이름표도 받았다.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에 잠길 때 주변에선 "음악과 문학은 전망이 불투명하다"라며 더 이상 가지 말라 만류했다. 하지만 국문학과에 편입하여 시문학을 공부했으며, '시인으로 살고 싶다'는 결심으로 대학원을 택했을 때도 묵묵 필자 길을 걸어갔다.

가지 말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나는 나'이기 묵묵히 길을 걷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1997년 IMF 때도 '나는 잘해낼 수 있을 거야' 하면서 잘 이겨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래 가지고 뭘 하겠다는 것인지'라는 좌절하는 목소리가 나를 혹독하게 괴롭혔다.

"이 고비만 넘기면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밝은 빛을 볼 수 있을 텐데" 중얼거렸지만, 터널 끝은 보이지 않았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는 고통을 견디는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그때처럼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결핍에 의한 찢어짐, 깨져버린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졌고 이 물음은 정신분석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자크 라캉 책을 읽으면서 '욕망이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이 어려워 포기하고 싶었으나 스스로 연구 과제를 맡아 몇 번 발표 기회를 얻어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나갔다. 라캉을 이해하면서부터 인심(人心)이 지배하고 있는 실재계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타자 시선으로 보면 안 될 것 같은데, 주관적인 판단으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면 어떻게든 반드시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는 확신을 주는 단어가 라캉의 '실재계'임을 알게 되었다.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터널 속 어둠을 지나 좌절과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성취와 해방감 있는 순간은 환희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아갔다.

라캉은 이를 찢어지고 깨지고 균열된 상상계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봉합에 의해 가능하다고 본다. 이 봉합은 실재계 기적을 만든다고 본다. 엄마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상상계 넘어, 청운의 꿈을 꾸었던 상징계 넘어, 수많은 난관 끝자락에서 묵은 별을 만난 실재계 감동이 있었던 시간을 되돌아보는 5월이 가고 있다.

상징계 규율과 규범에 의한 현실의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어른들 세계, 그 중에서도 노을에 대한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석양은 슬픈 약자라는 단어를 알게 했고, 석양 길에 들어선 시니어라는 단어는 참 가슴 아픈 단어임을 실감하고 있다.

아직도 따라다니는 콩깍지들이 몇 개 가슴에 남아있다. 콩깍지가 벗겨지고 나면 모두가 환상이요 허상임을 경험했음에도 이 콩깍지는 느닷없이 나타나 고통을 이기라고 명령한다.

물론 환상이 깨지고 나면 비온 뒤 땅이 단단하게 굳듯 더 강인해질 수 있지만 충격은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사랑은 함께함/ 어울림/ 울림이라 할 때 함께함/ 어울림/ 울림으로 더 단단하게 이 자리에서 성숙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다.

상징계 넘어 실재계로 들어가려면 더 많은 내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실재계는 무의식 속에 들어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보이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5월 끝자락에서 조용히 반성을 넘어 참회하는 시간을 갖고 싶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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