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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이다. 이 소식에 출판, 서점, 인쇄, 유통과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한민족 정신사 흐름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점이다.

문과가 홀대받고 있는 시기에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평생 문학 공부만 한 필자도 공부를 잘못 선택한 것일까 상심이 늘어갈 때, 날아든 낭보는 내면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한동안 잠자고 있던 치열성과 투지가 살아났으며, 문학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내 터닝하여 근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 위대성은 훌륭한 번역자를 만나야 가능하다. 한강은 데보라 스미스라는 번역가를 만나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영문 번역하였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를 읽고 매료돼 첫 20페이지를 번역, 출판사 그란타 포르토벨로에 보냈다. 이는 영문 출간으로 이어졌고, 이후 책은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번역가 스미스는 36세로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스미스와 같은 번역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적으로 대접 받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한국 문화 범주에 들어가 있는 번역가들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한국을 깊이 연구, 이해하여 문화 자산과 한국이라는 문명을 알아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는 잘 모르다 몇 십 년 지나다 보면 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어 그 사람에 대한 진면목을 알아가듯 문명과 문명 접촉도 최소한 1세기는 지나야 비로소 뭐가 뭔지 알아 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대를 새롭게 인식해 나간다. 글을 쓰는 과정 또한 같은 원리이다. 한강은 민족이 가지고 있는 역사를 깊이 있게 건드렸다. 『소년이 온다』 는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7년 9월 이탈리아어판 『인간에 대한 행위』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이탈리아 문학상 말라파르테 상을 수여받았다.

한강은 수상 소감에서 "존엄과 폭력이 공존하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가 광주가 될 수 있다"며, "이 책은 나를 위해 쓴 게 아니며 단지 내 감각과 존재와 육신을 광주민중항쟁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 살아남은 사람, 그들의 가족에게 빌려주고자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주 4·3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작별하지 않는다』는 언어가 소설이지만 시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54년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군경 토벌대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단한 투쟁에 대한 서사이며, 폭력과 공포가 휩쓸고 지나갔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잊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 작품이다.

죽을 힘을 다해 작별하지 않겠다는 소년이 오고 있다. 이것은 현재형으로 매일 그리고, 바로 온다는 뜻이다. 만해는 「님의 침묵」에서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하지만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했다.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는 작별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명료한 의식을 가지고 쓴 이 작품은 우리 국민이 얼마나 처참하게 당했는지 확실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한강은 분명 치열한 작가이다. 인간 삶에 대해 허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사명이 아주 정확한 작가이다. 이 계기를 통해 우리 문화를 바르게 전 세계에 펼칠 수 있게 되어 커다란 민족 경사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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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헌정회장 "개헌 방향 '정쟁 해소'에 초점"

[충북일보] 대한민국헌정회(회장 정대철)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대강당에서 '정치선진화를 위한 헌법 개정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헌정회는 지난해 11월부터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해 개헌의 방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가 100년 대계 차원의 조문을 만들었다. 이 연구에 이시종 전 충북지사도 참여했다. 정대철 회장은 "정쟁을 해소하는데 개헌의 방향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헌정회가 개헌안 마련에 나서게 된 배경은. "헌정회는 오늘날 국민적 소망인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 해소와 지방소멸·저출생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러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 유럽처럼 정쟁을 중단시키는 장치인 내각불신임·의회 해산제도 없고, 미국처럼, 정쟁을 중재·조정하는 장치인 국회 상원제도 없다보니, 대통령 임기 5년·국회의원 임기 4년 내내 헌법이 정쟁을 방치 내지 보장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서 헌정회가 헌법개정안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동안 헌법개정은 여러 차례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