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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2.27 15:52:41
  • 최종수정2020.12.27 15:52:41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뜨겁게 달아 올라 방을 데우고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게 한 연탄, 까만 연탄이 할 일 다하고 하얗게 식어 재만 남아있던 연탄재를 기억하고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전문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부문

새벽부터 우주와 자연 이치를 모방한 은유 환유 상징 등등으로 본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너에게 묻는다」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노래를 듣고 가슴이 먹먹해 졌다.

'너'는 누구일까? '나'에게 숨어 있는 '너'는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나에게 물어보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누군가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 있어요!"라는 외침이 들려온다. '너에게 묻는다'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 있어요!"라고.

코로나19로 너와 나 우리 모두 어수선하게 한 해를 보냈다. 바이러스로 인해 예측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으며, 무력해진 나에게 새삼스럽게 물어본다.

'치유, 화해, 상생'이 무엇이냐고, 그리고 너에게도 묻는다 '치유, 화해, 상생'이 무엇이냐고, 하지만 문제 원인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나에게 물어봐야 한다.

눈을. 마음을, 내면으로 돌리고, 말과 행동을 잘하고 살아왔는지, 살아가고 있는지, 庚子年 끝자락에서 마음가짐을 바르게 고쳐본다.

"대지가 기운을 내뿜는 것을 바람이라 한다. 바람이 일지 않으면 그만이나, 일어났다 하면 모든 구멍이 성난 듯 울부짖는다. 너는 그 바람 부는 소리를 듣지 못하겠느냐?"

- 장자, 내편 제2편 제물론, 「자연의 피리소리」

너에게 묻는 말, 너에게 물으면, 좁은 테두리 안에서 다투려 할 때 소리는 커진다. 나를 돌아볼 줄 아는 부끄러움을 볼 수 있어야겠다. 부끄러움을 볼 수 있으려면 순수를 회복해야 한다.

순수(純粹)는 전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을 뜻하며, 순수(純水)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 순수(順守)는 도리에 따라 지킴이다.

이들 단어들이 지닌 의미는 수직이 아니라 수평 상상력을 가졌을 때 유효하다. 수평 상상력은 지평선에 대한 상상력으로 대지성, 여성성으로 루나 상상력이다. 땅으로 향한 상상력을 다시 호출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성으로 해석된 서구 물질문명은 반문명으로 대지를 파괴해 왔다. 타자와 대상을 정복하고 파괴해온 직선 사고에서 벗어나 순환성을 가지고 있는 동양의 원형 사고를 정리할 때가 되었다.

심한 가뭄이 들면 반드시 원망이 일어나고, 땅이 만물을 길러야 하나 물과 흙을 함부로 쓰게 되면 반드시 원성을 일어나며, 사람이 순수를 잃어버리면, 반드시 원망이 붙는다 했다. 이젠 멈추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돌아볼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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