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4.9℃
  • 맑음강릉 25.4℃
  • 맑음서울 25.4℃
  • 구름많음충주 24.3℃
  • 흐림서산 23.3℃
  • 박무청주 24.1℃
  • 흐림대전 23.3℃
  • 구름많음추풍령 21.7℃
  • 구름많음대구 24.0℃
  • 흐림울산 23.6℃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2.9℃
  • 구름많음고창 25.0℃
  • 박무홍성(예) 23.0℃
  • 구름많음제주 22.9℃
  • 구름많음고산 22.6℃
  • 맑음강화 23.8℃
  • 맑음제천 21.5℃
  • 구름많음보은 22.7℃
  • 구름많음천안 22.2℃
  • 맑음보령 23.0℃
  • 구름많음부여 22.4℃
  • 구름많음금산 22.1℃
  • 구름많음강진군 23.5℃
  • 구름많음경주시 23.7℃
  • 구름많음거제 23.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그냥"은 무책임한 말이 아니다. 칸트는 무목적에 대한 목적을 말했다. 이는 사물에 대한 또는 인간에 대한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뜻이다. A라는 사람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A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identity)이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발터 벤야민은 '아담의 언어'라 했다.

'아담의 언어'는 근대 산업사회에서 파생된 근대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다. 근대이데올로기는 모든 것이 자본에 대한 논리에 의해 계획되고 생산되고 유통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을 말한다.

근대사회 언어는 폭력적이며, 기계적인 언어로 바뀌어 우리에게 치명적인 인간성 상실을 가져오게 했다. 주체와 객체로 나누어서 바라보는 관점에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을 적용시켜 자신이 경험하고, 축적한 생각 틀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 하며, 자신 이외 사물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다.

우리에게 인식되어 들어오는 모든 사물은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두 가지를 서로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근대이데올로기는 오직 자본을 앞세운 생산력에 기준을 두고 평가하기 때문에 정신과 영혼까지도 교환 가치, 즉 자본으로 환원시켜 이 둘을 나눠버렸다.

사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본질은 무시되고 획일화되어 갔으며, 지배자들은 규율을 내면화시키기 위해 훈육하여 진실과 본질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게 방해했다. 합리적 가치가 비합리적 가치에 의해 감춰진 사회, 정상이 비정상에 의해 황폐해진 사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진실이 실종되고 본질이 흐려진 현실이다. 이미 자본 논리에 포획되어 스스로 빠져나올 노력을 안 하는 것이 문제라 생각해본다. 자본 논리에 포획된 위험한 상황과 현실은 우리를 향해 날카롭게 창끝을 겨누고 있다. 아직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으로, 획일화를 강요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나는 부자들에 대한 희망을 포기한다/ 이제 나는 안 나누어 주는 사람들에 대한 희망은 그 한 발 앞에 포기한다/ 이제 나는 많이 배운 사람들에 대한 희망 또한 포기하고/ 이제 나는 집이 더 좁아진 사람들에 대한 희망 역시 포기한다/ 이제 나는 이 지상(地上) 위에 있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포기한다 원망하지도 저주 역시 포기한다

-후략-

-「심판」, 박남철

이름을 명명하고, 번호로 줄 세우며, 점수로 서열을 가리고, 경제력을 앞세워 갑질을 하는 등 획일화된 지표로 사람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자들에 대한 희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포기"하는 것은 갑질에 대해 묵시적으로 인정하고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고, 우리가 설치한 덫에 우리 스스로 포획당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발터 벤야민은 언어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것, 이름이 붙기 전, 이름으로 불리기 전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물의 본질을 보는 것, 사물과 인간이 서로 동등한 위치에 소통하는 것, 이를 필자는 '그냥'이라고 표현한다.

하늘 너머, 너머// 하늘 너머/ 그 너머// 역사라는 무덥고 후덥지근한/ 공간성을 떨쳐버리고/ 초시간적 시간 속으로/ 사라져가는……// 수억의 추억의 시간은/ 그토록 짧다// 하늘 너머/ 그 너머

- 「하늘너머」, 최승자

"하늘 너머/ 그 너머"에 있는 사물 자체를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수억의 추억의 시간은/ 그토록 짧기 때문에" '그냥' 바라보고 살자.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 하는 이유는 그냥 좋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