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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0.11 15:11:16
  • 최종수정2020.10.11 15:11:16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스마트폰 카메라가 고성능화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풍경을 담는 횟수가 늘어가고 있다. 풍경보다는 인물사진을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초상권 때문에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담을 수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내 모습을 담아 봤다. 담겨진 내 모습에서 젊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특히 젊은 사람과 같이 담은 영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을 알았으며, 시간이 무엇인가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에 대해 "시간은 모호한 순간일 뿐이다. 흘러가는 것이 없다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흘러오는 것이 없다면 미래도 없을 것이다. 현재라는 시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야 한다. 과거에 대한 현재는 기억, 현재에 대한 현재는 직관,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다림이다"고 말했다.

과거에 대한 현재는 확실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단기기억이 아니라 장기기억에 저장된 사건들만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고 생각하기 싫은 일도 있지만 기억된 사건들은 현재에 대한 현재인 직관을 결정한다.

현재에 대한 현재를 잘 살아야 다가오고 있는 기다림이 아름답게 올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질서에서는 자본 논리가 지배할 수밖에 없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아름다운 기다림이란 여간 쉽지가 않다.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다.

우리 사회가 양극화로 진입했으며 서로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지고 있음을 나타낸 설문조사 결과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불평등이 심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가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헤어졌다는 뉴스는 이제 뉴스감도 안 된다. 중간계층이 줄어들고 사회계층이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 '가난 탈출 갈수록 어려워, 소득계층 안 바뀐다'는 말은 공포 그 자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저축과 여가활동은 그냥 꿈일 뿐이다. 아파도 마음 놓고 병원에 다녀오기가 망설여지는 소득으로 불안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당연히 직관은 무뎌지고 판단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욕망을 안고 달려온 후회와 반성, 움터오는 넋두리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욕망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동적이다. 이를 '욕망이 욕망하는 욕망'이라 한다. 욕망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결핍에 의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 욕망을 시선이 머무는 곳곳에 만들며 살아왔다. 욕망은 여기저기 떠돌면서, 결코 멈추는 법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욕망은 죽어서야 사라진다. 욕망은 순기능으로 때론 역기능으로, 긍정의 힘으로 또는 부정의 힘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아무튼 우리는 욕망이라는 불덩어리를 안고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불끈불끈한 욕망으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기도 하고 욕망이 만들어 온 한없는 결핍에 좌절하여 낙담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 모두는 죽음으로 한 개인 욕망은 끝을 맺고 만다. 그런데 1시간 뒤에 죽는다 해도 배고픔에 대한 욕망은 당장 먹어야 하는 것, 이 길이 또한 생명이 가지고 있는 숙명이다.

아무튼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다림이듯 행복과 행운이 올 것이라는 기다림을 안고 가을을 맞았다. 무얼 기다렸던 것일까? 그 기다림은 사람답게 대접받고 사는 소박한 꿈에서 시작하고 있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회에 대한 꿈, 사랑하면서 서로 나눌 줄 아는 꿈을 안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새벽을 열었다.

새벽을 열어 살아내는 것, 살아가는 곳엔 살림이 있다. 밥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경제활동하고 자식 잘 키우고 하는 일을 살림이라 할 수 있다. 살림을 잘해 가족을 살릴 수 있는, 결핍된 욕망이 아니라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생산하는 욕망으로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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