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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희로애락은 기쁨 화남 슬픔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감정 네 가지이다.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밀물로 밀려왔다 썰물처럼 사라져가는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만남에 대한 기쁨이 있다면, 헤어짐이라는 슬픔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은 화남과 슬픔이다. 우리는 헤어짐이라는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며, 실제로 경험하기도 한다. 필자도 예고 없는 이별에 한없는 무상함에 빠져들고 말았으며, 수없이 많은 날들이 오고 갔지만 파란하늘을 올바로 볼 수 없는 절망이라는 어둠속에 있었다.

조선 성리학자 김유는 '태극도설(太極圖說)'에서 "태극에 대한 이치가 둥글기(圓) 때문에 천지 형체도 둥글고, 천지 형체가 둥글기 때문에 만물 이치 형식이 둥글게 되었다. (중략) 춘하추동 사시(四時) 순환, 번갈아 움직이는 오행(五行)도 범위(圈子)가 둥글기 때문이다. 둥근 뒤에 변할 수 있고, 변한 뒤에 사물을 이룬 것이다.(하략)"라고 했다.

이처럼 직선이 아니라 태극이 가지고 있는 원형 속에 있는 둥ƒE(圓)과 회전력에 의한 원환을 떠올리며 찰라 시간들은 인내하고 기다렸다. 둥ƒE에 대한 사유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자유로운 것이다. 공처럼 이리저리 글러다니는 탄력적 사고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왕복하고, 순환하는 변화는, 원환이라는 유동적인 시간들을 내게 선물해 주었다. 가볍고 발랄하게 웃으며 삶을 투명하게 드러내 흐르면서, 현실적이고, 실제적 사유를 놓지 않으려는 치열성에 대한 결과들은 항상 그러했듯 예고 없이 불쑥 찾아왔다.

박지원, '연암집', 권3, '위학지방도발(爲學之方圖跋)'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자는 가는 곳까지 여관이 몇 개 있으며, 양식과, 건물·나루·역·거리와 방향을 적어 세운 표지에 대한 거리와 순서를 자세하게 물어서 눈으로 환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한 후에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걸어가야 한다. 아는 것이(知) 분명하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내달려가지 않고 갈래 길에서 방향을 잃고 해매지 않으며, 또한 지름길을 찾다 거칠고 피폐한 곳에서 위험한 고생을 하여 도중에 그만두는 병폐가 없다.

이것이 知와 行이 함께 나란히 나가야하는 이유이다."

태극이 가지는 둥ƒE에 대한 앎(知)으로 行한 결과를 운(運)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에게 세 가지 운이 주어진다고 한다. 구사일생은 하늘이 도운 천운(天運)이고, 대지로부터 받은 생산적인 재능은 지운(地運), 사람을 잘 만나 매사 잘 풀리는 인운(人運)이 그것이다.

이 중 인운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사람을 만나고 만난 사람이 삶에 대한 영향을 어떻게 주었는가에 따라 인운은 결정된다.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자가 눈으로 환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알아야"함과 같이 인운도 잘 가꾸고 잘 만들어 자신이 가야할 곳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모르면서 이미 주어진 세계를 탓하면 안 된다. 자신이 이 세상에 오기 전부터 있어왔으며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를 부정하고 바꿔보겠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긍정성으로 모순을 극복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자신의 주체를 찾는 것이다.

"아는 것이 분명하면", "잘못된 길로 내달려가지 않고 갈래 길에서 방향을 잃고 해매지 않는다." 노력은 하지 않고 천운과 지운을 탓하면서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아간다면 오는 운도 달아나고 말 것이다. 知와 行이 함께 나란히 가도록 노력하는 긍정성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운은 따르게 되어있기에 다시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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