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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50을 넘기면서 60까지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60을 넘기고도 신체기능과 정신, 마음은 여전히 활기에 차있다. 80세 시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100세 시대에 본격 진입한 것이다.

은퇴 후 30년을 능동적으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할 때가 된 것이다.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활기차고 준비된 100세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연금, 노후소득, 건강, 노동, 문화 등에 대해 점검해야할 때가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준비된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이상적인 관계 형성과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광속도로 급변하고 있는 시간 속에 살면서 창조적인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후반전을 열어가는 지혜를 노자에게서 찾아봤다.

노자는 집착하는 마음을 비우면, 사랑으로 가득 찬다고 했다. 마음도 비울 필요가 있지만 욕망도 버려야한다. 그래야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비로소 볼 수 있다. 필자도 작년 한 해 동안 버리는 일에 집중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모습은 자신을 드려내지 않을 때, 자신이 귀하다는 생각을 버릴 때 나타난다고 노자는 말하고 있다. 아마 겸손 하라는 가르침일 것이다. 겸손은 마음 비움과 함께 욕망을 과감하게 버리는 연습에서 만들어진다.

세상에는 욕망하는 욕망을 가지고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변하는 만물을 인정하며, 옳고 그름을 구분하여 올바름이 무엇인지 아는 자세로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도 있다. 지혜 있는 사람은 욕망을 앞세운 재물이나 근심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마음을 비운 이상적인 인간은 믿음과 사랑이 깊은 사람이다.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다. 스스로 높고 귀하게 여기면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는 여유 있는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노자는 이상적인 인간이 되는 방법을 수행에서 찾았다.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로부터 분리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앎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여기에 던져진 내가 누구인지, 사람답게 살기 위한 생활방식(way of life)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첨예한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살림은 더해지지 않고, 본래 그대로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사람이 일부러 그리 만든 人工(인공)에 의한 살림이다.

언제 보아도 산정 위에는 바람 자고/ 오랜 세월 지고한 발길 머무는/ 구름의 묘비명,/ 거기 새겨 있는 가사 없는 노래를/ 내 어찌 전할 수 있으리./ (중략)/ 서재에 불상을 모신 쇼펜하워, 들길을 거닐며 공자를 가르치던 에머슨, 선방에 들어앉은 레비 스트로스, 니체, 랭보./ 저 모든 유럽 탈출자들,/ 그들 또한 지상을 탈출하지 못하고 결국 지상에 묻히지 않았는가./ 오, 그대들, 허공의 탈출자./ (중략)/ 그들이 부른 노래는 무의 노래, 가사 없는 노래./ 그것은 차라리 도취의 노래가 아니었는가.

― 조정권, 「산정묘지 7」

삶은 뜬구름 같다했다. 人工(인공)에 의한 살림은 "구름의 묘비명,"처럼 실체 없는 삶임을 알아가고 있다. 때문에 "오, 그대들,"은 "허공의 탈출자."일 뿐이다. 기만적인 자본에서 초월하여 "차라리 도취의 노래"라도 부른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본다.

차갑고 견고한 회색빛을 벗어던지고 더해지지 않고, 본래 그대로 자연스러운 것이 스며있는, 신체와 정신을 포함한 아직 살아있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내면세계를 성숙하게 키워 "그들이 부른 노래는 무의 노래와 가사 없는 노래"처럼 알아가야겠다.

능동적인 내적 정신인 자기의식으로 만든 독특한 국가를 내 안에 세워 "거기 새겨 있는 가사 없는 노래를"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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