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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2.13 15:26:02
  • 최종수정2020.12.13 15:26:02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시와 '그대 그리고 나'라는 노래가 있다. 우리는 살면서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이성에 눈뜨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이성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고 커진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정서를 가진 사람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단어가 그리움일 것이다. 도깨비풀처럼 달라붙어 떼 낼 수 없는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좋아함에서 관심으로 이행될 때 획득되는 가치로부터 출발한다.

어느 날 즐거움이 사라지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획득된 가치는 불씨 사라지듯 알게 모르게 사라지고 만다. 이럴 때 불씨를 살려내는 불쏘시개는 그리움일 것이다.

때론 슬픔에 잠겨서 한없이 울었던 그대 그리고 나/ 텅 빈 마음을 달래려 고개를 숙이던 그대 그리고 나/우리 헤어져 서로가 그리운 그대 그리고 나

- 소래새, 그대 그리고 나, 1988, 부문.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부문

'그리고'는 묘사하여 그림 그리는 움직씨이고, '그립다'는 갈망하던 그림을 그린 그림씨이다. 그림은 묘사가 되고 그리움은 갈망이다.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

이렇듯 '그립다'와 '그리고' 두 단어는 연관성 깊은 단어이다. '그리움'은 그+리+움이다. '그'는 그때 그들, 그때 그 사람, 그때 그 아인, 그때 그 광경, 그때 그 시절 그분 등 수없이 쓰이는 없어서는 안 될 표현이다.

'리'에서 ㄹ은 활기차게 살아가는 힘에 대한 원천으로, ㅣ는 잇다, 이어, 이어서, 이루다, 이다로 하늘을 의미한다. 즉 하늘 땅 사람이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가는 '리'로 이해된다.

'움'은 우+ㅁ으로 우는 울 또는 울타리를 의미하며 옴과 비슷한 표현이다. 우주 최초 소리인 옴은 진동으로, 이 진동에 의해 우주는 창조되었다. 인간도 태어나면서 옴하며 태어난다. 우주 중심음은 옴이다. 움은 옴으로 다시 훔으로 바뀐다.

움, 옴, 훔은 우주 창조음, 성숙과 결실에 대한 진동, 생명을 알 수 있게 하고, 깨달음에 대한 마음자리를 만들어, 생명에 대한 근원에너지를 주는 소리이다. 이 소리들은 소 울음소리와 비슷하다.

또한 움, 옴, 훔에서 'ㅁ'은 입 口(구) 또는 ㄱ+ㄴ이 조합된 땅으로, ○天 □地△人이 어우러진 상생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그리움은 하늘에 그림을 그려놓고 하늘이 이루고자 하는 참을 이 땅에 실현시키고 싶은 소망이 담겨 있는 口이다.

21세기 손가락 끝에서 간단하게 접속되는 문명은 '그립다'와 '그리고'라는 단어를 먼 과거 속으로 밀어 넣고 말았다. '그립다'와 '그리고'라는 단어 뒤에는 기억에서 사라져 가는 이야기가 들이 있다.

기억 속에 있는 영성을 찾기 위해 산, 바다, 강을 찾아 떠돌았고, 바람 따라 상상력을 달리게 했으며, 때론 창공에 올라 그대 얼굴 그려놓고, 새벽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수없이 세어도 봤다. 경쾌했던 리듬 사라진 뒤에 왔던 통증이 많이 좋아졌다.

하이퍼 텍스트와 SNS에 의한 소통이 일반화된 21세기, 코로나19가 만들어온 언택트와 온택트 문화는 하늘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유를 빼앗아 가버렸기에 '그립다'와 '그리고'를 정리해 봤다.

휘발되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얼굴과 목소리가 그리운 새벽이다. 난, 지금 이곳에서, 끝없이 그리워하고 있다.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하면서, 접속이 아닌 접촉으로 만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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