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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한국인들은 결과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고 행동하지만, 미국인들은 과정을 중심에 놓고 사고한다고 알려져 있다. 결과 중심은 결과로 성과를 평가하고, 과정 중심은 일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직업으로 산에 다니면서 산삼을 비롯하여 온갖 약초를 캐오던 분과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산삼만 먹으면 곧 몸이 좋아질 것이라 믿으며 먹기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몸에 좋다 하면, 송충이, 굼벵이, 개구리알, 심지어 곰 쓸개에 호스를 꽂아 쓸개즙을 마시기도 한다. 이는 결과만 중시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보약과 산삼을 먹었어도 움직이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대부분 휘트니스센터나 헬스클럽에 들러 근육 만들기에 공을 들인다. 산삼을 먹었다고 요술처럼 어느 날 갑자기 체력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철저한 건강관리로 좋은 체력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자는 결과만 바라보는 것에 해당하고 후자는 만들어가는 과정에 해당한다. 모든 일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생략한 것이 결과 중심이고, 모든 일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면서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과정 중심이다.

우리는 그동안 과정보다는 결과에 중심을 두고 살아왔다. 그 결과 1등이 아니어서, 성적이 상위 1% 집단에 속하지 못해서 자살을 택하는 청소년들을 많이 보아왔다.

또한 최근 일어난 일련의 묻지마식 범죄는 갈등, 경쟁, 적대적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는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무시한 결과이다.

결과 중심과 과정 중심은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을 완성해 나가는 일련의 행위이다. 행동에 대한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목표성향은 두 가지로 나뉜다.

공부나 성취를 이루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로 배우면서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는 데 초점을 두는 방법을 성취목표라 하고, 공부나 성취 결과를 다른 사람 평가에 의해 얻으려고 하는 방법을 평가목표라 한다.

심리학 실험 결과 목표성향에 따라 사람들의 일 처리 능력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 성취목표에 초점을 맞춘 사람은 과정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쉬운 과제보다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지만,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결과나 실패에 민감하여 자신의 능력에 비해 쉬운 과제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실패하여 좌절할 때도 행동은 차이가 난다. 성취목표인 사람은 실패하게 되면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짜 다시 시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평가받기를 목표로 삼는 사람은 자신이 일한 결과와 평가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실패 원인을 자신이 무능력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고 만다. 이러한 유형은 자신이 능력 없는 의미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여 쉽게 좌절과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실패에 대한 의미 또한 달라진다. 실패했지만 성취목표를 가진 사람은 문제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파악하여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평가가 목표인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자질 부족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목표성향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성장한 가정환경, 주변 사람 태도, 교육 환경 등과 같은 환경이 어떤 형태의 모습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

평가만이 지상 최대 목표로 이를 요구하는 성적지상주의, 결과지상주의 사회에서 우리들은 실패와 좌절에 쉽게 무기력해지고 포기하고 절망하면서 살아왔다. 우리사회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선진국임이 확인되었다. 여유와 배려를 가지고 과정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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