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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1.26 17:47: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부장

일 년의 반은 하얗고 나머지 반은 눈이 부시게 푸른 곳, 일본의 최북단 북해도다. 북해도 끝에 위치한 오타루는 신선한 생선과 기름진 쌀, 맛있는 음식, 맑은 물과 깨끗한 환경,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소설 <설국>과 영화 <러브레터>, 그리고 수많은 뮤직영화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은 겨울에는 눈과 온천을, 여름에는 시원한 풍광을 활용한 피서지로 상품화 하고 있다.

필자는 하얀 눈 숲에 포위돼 있던 지난해 2월 초입에 이 마을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볼품없고 막막하기만 할 것 같았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니 알곡으로 가득했다. 팬션, 호텔, 민박 등 모두 스토리와 디자인과 공예와 삶의 공간이 조화롭고 일본의 품격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설경을 즐기며 온천욕을 하고 따뜻한 차와 신선한 해산물과 달차근한 사케로 피로를 푼다. 유리공방, 도자공방에서 신나는 공예체험을 하고 밤이 늦도록 오순도순 모여 앉아 사랑을 나눌 수 있어 좋다. 게다가 일본식 전통 다다미방에는 예쁘고 아기자기하며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민예품도 다소곳이 앉아 맑은 웃음을 잃지 않으니 일상의 섬세한 멋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바다의 부표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유리를 상품화하고 설국의 특징을 관광자원화 하면서 매년 700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했다. 2월초에 일주일간 열리는 유키아카리노미치축제(은빛거리축제)는 하얀 눈 속에 불빛이 반사되면 마을 전체가 밝게 빛나고 설국의 감동이 절정에 달한다는 것을 강조한 축제다. 촛불을 켜고 관리하는데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를 모집해서 활용한 것도 성공으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1910년대에 만들어 100년 넘게 보유해 온 운하와 1890년대 메이지 시대에 들어섰던 60여 동의 물류창고를 찻집, 레스토랑, 유리공방, 아트샵 등으로 바꿔 100년 전의 흘러간 향수를 되찾는 향수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나는 그날 북해도 문화예술단체 회장이라는 낯선 남자와 난생 처음 야밤에 눈발을 맞으며 온천욕을 했다.

요즘 강원도 화천에서 열린 산천어축제가 화제다. 하루 평균 1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겨울축제라며 그 성공 DN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산천어축제의 핵심은 얼음낚시에 있다. 길이 1700m, 폭 100m에 달하는 얼음벌판에 1만개가 넘는 구멍을 뚫어 낚시터를 만들어 강태공의 꿈을 낚게 했다. 게다가 얼음치기, 얼음썰매, 산천어 맨손잡기, 산천어 구어먹기 등 북풍한설 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끽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게 했다. 산천군이 관광객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마케팅의 효과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밖에도 겨울철 축제로 대관령, 태백산, 지리산 등에서 눈꽃축제가 펼쳐진다. 이글루 체험과 얼음조각 만들기, 눈꽃체험 등이 펼쳐진다. 전남 보성에서는 드넓은 차밭에 120만개의 은하수 전구와 LED조명으로 차가운 겨울밤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도 수만 개의 오색 빛을 이용해 아름다움으로 물결치게 하고 있다.

이처럼 겨울은 삭막하지 않다. 꽃피고 녹음 우거지며 오방색 단풍의 물결로 가득해야만 축제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북풍한설이 되레 상품이 되고 축제가 되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자가 될 수 있다. 이름하여 반전의 미학인데 창조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경영은 단점을 장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변화의 열망을 혁신의 가치로 이끌게 한다. 우리 고장에도 겨울을 신명나게 변주할 수 있는 문화상품이 있으면 좋겠다. 눈발 날리는 산길 들길을 걷고 동심의 추억여행을 즐기며 헐렁하지 않는 스토리와 문화콘텐츠로 세상 사람들을 유혹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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