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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

동아시아문화도시 사무국장

어느 시인은 살아있는 모든 것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씨앗은 땅속에서 두근거리고, 꽃들은 햇살을 보며 두근거리고, 꿀과 나비는 꽃술을 보며 두근거리고, 새들은 숲의 비밀을 보며 두근거린다. 사람도 하루에 십만 번 넘게 두근거린다. 삶이 곧 두근거림이자 설렘이며 기적인 것이다. 꽃 한 송이가 밥 한 그릇보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의 비밀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두근거림의 비밀이 무엇인지, 그리하여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깊이 있는 고민과 성찰과 탐구의 자세가 부족하다. 욕망에 젖어 있거나 방황하거나 좌절하거나 할 뿐이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피를 토하고 눈물을 쏟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생각하니 부끄럽고 난망할 뿐이다.

나는 최근들어 두근거리는 일이 많아졌다. 이 시대 최고의 석학이자 크리에이터 이어령을 만나면서부터다. 만나면 만날수록 신비롭고 설렘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꾸지람도 듣고 부끄러움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당신께서 주는 말의 성찬과 번뇌의 마디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심장이 요동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약과 돋음과 질주를 하게 한다.

당신의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추억, 자식에 대한 아픈 이야기와 애틋함, 그리고 80초 생각나누기의 말씀을 할 때는 응고돼 있는 마음이 부풀어 오르면서 눈물이 쏟아지곤 했다. 멀리서 왔는데 따뜻한 밥 한 그릇 먹고 가라며 애써 챙겨주시는 모습에 진한 감동과 어버이의 정을 느낀다.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피가 거꾸로 솟기도 하고 불끈 주먹을 쥐게 한다. 사람은 살기 위해 태어났다. 생명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생명자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시대적 요청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생명자본의 시대다. 청주가 하면 세상이 할 것이고, 청주가 못하면 세상 그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하니 청주발 젓가락을 만들고, 청주발 생명의 모항을 만들어라. 사람은 한번쯤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 바른 길이라면 부모형제가 반대해도, 처자식이 반대해도 가야 한다.

무상급식문제로 싸우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밥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치는 일이다. 미래세대가 세계를 향해 날아갈 수 있는 활주로를 만들어라. 중국의 대륙문화, 일본의 해양문화에 치여 나라가 위태롭다. 반도문화의 특성을 살려 삼국의 저울추가 되어야 한다. 눈치만 보고 뒷걸음질 치는 행정에는 희망이 없다. 문화를 국민투표로 만들어갈 수 없지 않은가. 개인의 창의와 열정의 결과물이 문화인 것이다. 안되다고 생각하는 순간 희망은 사라진다. 두려워하지 말고 절제와 집중에 주목하라. 알렉산더가 전승을 거두었지만 말라리아에 걸려 죽어야 했던 것처럼 사소한 일까지도 철저하게 준비하라.

우리는 30여 년 잘 살았다. 나야 살만큼 살았지만 자식들이 걱정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데 정부와 정치권의 태도가 불안하다. 하우스를 홈으로 만들어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가 필요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하나되는 세상이어야 한다. 검색이 아니라 사색의 시대를 만들어라. 양떼들처럼 무리지어 따뜻함을 나누는 세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말한다. 죽기전에 나의 조국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받을 그릇이 없다고. 아, 내 안에서 잠자고 있는 60만 세포가 용솟음친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는가. 무엇을 향해 어찌 살아야 할 것인가. 만화방창, 꽃들의 잔치에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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