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충주 25.4℃
  • 맑음서산 21.4℃
  • 맑음청주 25.4℃
  • 맑음대전 25.8℃
  • 맑음추풍령 26.0℃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맑음홍성(예) 23.7℃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고산 18.1℃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제천 23.9℃
  • 맑음보은 25.4℃
  • 맑음천안 24.9℃
  • 맑음보령 22.5℃
  • 맑음부여 24.9℃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5.31 16:58: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인문학의 위기가 회자되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사회 곳곳에서 인문학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출판계는 물론이고 경제, 경영, 문화예술 등 각 장르마다 인문학과의 로맨스를 만들고자 몸부림치고 있으며 교육기관과 시민단체에서도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시대마다 정도의 차이와 형식의 변화는 있었지만 역사는 항상 인간의 본질, 인간들의 관계, 그 관계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천착해왔다.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 즉 지혜가 있고 이성적 사고능력을 지닌 인간이 수많은 창조적인 결과물을 잉태하고 자기성찰과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생각의 도구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인문학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플라톤이 시인들을 광장에서 모두 추방해야 한다고 외치지 않았다면, 칸트가 시각예술과 음악, 그리고 문학에서 감정을 근거로 한 미학적 경험을 강조하지 않았다면, 대중의 예술감각에 저항하는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이 없었다면 팝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이나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멀티형 천재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예술이 실천의 행위였다면 인문학은 이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비평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면서 과학, 철학, 미학 등 다양한 삶의 양식과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고생들의 수리·논리력은 향상된 반면 자연친화력, 창의력, 언어능력, 자기성찰능력은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한다. 미래의 1등보다 당장의 1등으로 키우려는 잘못된 교육, 창조인재보다 지나친 경쟁과 취업에만 몰입돼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결과물이 아닐까. 어쩌면 청소년 탈선과 공교육 붕괴 등의 문제도 여기에서 시작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이런 와중에 필자는 청소년인문학강좌에 마음이 갔다. 이미 뜻을 같이하는 몇몇 사람과 모임도 만들었고 청주만의 차별화된 인문학강좌를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직지의 도시, 교육의 도시, 문화의 도시, 평생학습의 도시 등 청주에 대한 수식어가 결코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며,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다양한 생각을 담고 아름다운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인문학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면서 은연 중 청주를 인문학의 숲으로 가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공연장 등 문화공간은 물론이고 각급학교와 관공서, 그리고 크고 작은 건물에 이르기까지 인문학과 관련된 컨텐츠로 옷을 입고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청소년 인문학아카데미를 조성해 다양한 장르의 인문학을 학습하고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옥토를 만들면 좋겠다. 우리 고장 구석구석을 투어하며 역사와 생태와 문화를 호흡하는 인문학캠프를 만들고 명사와 함께하는 인문학강좌나 인문학교실도 운영하며 좋겠다. 인문학카페, 인문학갤러리, 인문학서점, 인문학아트센터 등이 밀집돼 있는 곳이 조성되면 어떨까. 글과 그림과 공연으로 물결치고 사계절 빵굽는 냄새와 진한 커피향이 솔솔 불어오는 곳, 그곳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예술혼을 가슴에 담으며 꿈을 담금질하면 더 없이 좋겠다. 세계 인문학축제를 열고 그곳에서 세계인이 사유(思惟)하고 미래가치에 대한 담론(談論)을 나누면 또 어떨까.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저서를 통해 장르와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필요하다며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를 강조했다. 인문학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문학은 고루하고 낡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름답고 값지게 하는 창의의 홀씨다. 그러니 청주를 거대한 생각의 숲, 인문학의 바다로 만들면 좋겠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