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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1.11 16:27:01
  • 최종수정2013.11.11 14:41:54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보며 상념에 젖는다. 지독한 고독의 잉잉거림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황홀했던 삶의 마디마디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가슴 시리고 아픈 일 때문에 어둠의 뒷골목에서 눈물을 흘린다. 고단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고, 내 삶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갈망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대지의 여행을 떠난다. 산으로, 들로, 호수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도시의 구석구석을 정처없이 떠돌기도 한다. 때로는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마실 다녀오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이야기가 마중물이 되어 삶의 활력을 찾지 않던가. 나의 삶에 진정한 출구가 없다고 생각할 때, 각다분한 세상에 정신이 아득해져올 때 길을 걷는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맑은 풍경소리에 마음이 젖고, 구순해지며,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나는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한 여인의 집에 초대 받아 방문했는데 그 곳에는 각양각색의 인종과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붐볐다.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언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불편한 것 말고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해하며, 긍정의 시각으로 접근하려 했다. 다음날 작은 갤러리 파티에 참석했을 때는 캐나다의 원주민에서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온 작와 유학생, 미국인과 캐나다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UBC대학의 인류학 박물관에서는 원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훔쳐볼 수 있었다.

밴쿠버뿐만이 아니었다. 토론토에서도, 퀘백에서도, 알버타에서도 이같은 느낌과 감동은 계속되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갈등과 대립의 골이 깊어지자 정부에서는 문화다양성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시작했고, 시민들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이해하고 삶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다. 끼리끼리 놀며, 경쟁과 갈등, 지역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돼 있는 우리네와 비교하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전국의 40여개 문화재단이 청주에서 '문화다양성, 지역적 사고와 실천'이라는 주제의 지식공유포럼을 개최했는데 이같은 우리 사회의 아픈 이야기가 주된 화제였다. 다문화가정, 새터민, 신체적인 차별, 경제적인 갈등, 그리고 지역주의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자리였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발한 '다문화꾸러미' 개발사례, 성남문화재단의 '사랑방 한마당, 다문화아카데미'사례, 그리고 청주문화재단의 '지자체간 연계협력과 글로벌 휴먼네트워크'가 주목받았지만 정부의 지원사업과 1회성 이벤트만 산재해 있을 뿐 삶에 스미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그리고 감동과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며 아쉬어 했다.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협약은 세계 각국의 문화콘텐츠와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하고 협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사업, 새터민 자활사업, 장애인을 위한 복지사업,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등이 전개되고 있다. 청주시문화재단에만 해도 꿈나무오케스트라, 토요문화학교, 문화복지, 문화힐링 등 다양한 정부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이벤트적 요소가 강하다. 정책에 이끌려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와 일상을 아름답게 수놓는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다양성은 한 마디로 '낯선 여행'이자 '새로운 경험'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면서 더 좋은 삶의 질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화공동체가 중요한 것이고, 정책과 지원에 얽매이는 사회가 아니라 삶에 스며드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행정의 잣대보다는 자율과 참여와 나눔과 감동의 이야기가 필요한 것이다. 빅근혜 정부의 '문화가 있는 삶'은 이처럼 정신적 자생력을 갖춘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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