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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9.30 15:30:21
  • 최종수정2013.09.30 15:30:39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나는 아직도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의 2층 객석에 쪼그리고 앉아 한 시간이 넘도록 눈물을 토했던 지난 2월의 저녁을 잊을 수 없다. 내게도 아직 눈물이라는 것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부끄럽기까지 했으니 문화의 힘과 예술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무량하게 쏟아지는 눈물의 시간과 그 무게만큼이나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투명한 유리처럼 맑아짐에 감사했다.

작고 여리고 가엾은 아이들이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무대를 장식하고 공연장을 눈물의 숲, 감동의 바다로 만든 것이다.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등 이 땅에서 결코 넉넉하게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의 아이들이 모여 음악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꿈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인데 어찌 내가 이 아이들의 꿈의 무대를 눈물 없이 볼 수 있겠는가.

꿈의 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모토로 하고 있다. 엘 시스테마는 스페인어의 '시스템'을 뜻하지만, 지금은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뒷골목은 범죄와 마약과 폭력으로 얼룩진 곳이 많다. 이곳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사치에 불과했다. 경제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1975년 빈민층 청소년 11명을 모아 오케스트라 활동을 시작했다. 전과 5범의 소년을 포함한 아이들은 총 대신 악기를 손에 들고, 난생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난 현재는 베네수엘라 내에 200여개 센터 30만 명이 가입된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중 LA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의 더블베이스 연주자 등 우수한 음악가들을 배출해내면서 이 프로그램의 우수성이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의 사례는 드라마로, 다큐물로, 영화로 선보이기도 했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이라는 주제의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문화복지 마당으로 펼치고 있는 것도 그날의 감동 때문이다. 사랑의 입장권 보내기 운동을 통해 음지의 이웃들이 비엔날레의 멋진 작품을 보고, 공연이벤트를 즐기며, 문화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청주시문화재단과 청주시립오케스트라가 이끄는 꿈나무오케스트라 아이들이 공예비엔날레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소외계층을 위한 힐링콘서트를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 봄에 청주복지재단과 손잡고 소외계층 밀집지역을 찾아다니며 힐링콘서트를 열지 않았던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 곁으로 달려가 춤과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상에는 돈과 명예와 권력보다 더 소중한 '나눔'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문화복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공예비엔날레 기간 중 청주권 소외계층을 하루에 한 팀씩 초청해 도슨트의 친절한 안내로 비엔날레 관람과 공예체험, 공연이벤트 등의 문화향유의 시간을 갖는다. 타깃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로 하나되고, 문화로 행복하며, 문화로 새로운 꿈을 빚는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능기부를 통해 문화복지의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초·중·고교생들로 구성된 베네볼라앙상블이 매주 토요일 자선공연을 하고, (주)좋은아침, (주)본정 등 기업체 대표가 재능기부로 특강을 하며, (주)샘터사와 협약을 통해 문화예술 교류와 창작 지원사업을 펼치고, 현대백화점·충청에너지서비스·하이트진로 등 지역의 기업들이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

문화는 가진 자의 것이 아니다. 향유하는 자의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슬로건인 국민행복 역시 문화를 중심으로 한 씨줄과 날줄의 조화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하니 문화와 복지가 쌍끌이가 되어 행복도시 청주를 만들면 좋겠다. 공예비엔날레에 활짝 피어나고 있는 문화복지가 일상으로, 세상 속으로 스미고 열매 맺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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