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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7.21 15:29:48
  • 최종수정2016.07.21 15:29:55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창조경제팀장

옛 사람들은 여름철 건강을 물과 차, 그리고 음식으로 다스렸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물의 종류만 해도 30여 가지나 되고 치료와 보양을 위해 온천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태조·정조·태종·세종 등 조선의 왕은 질병치료를 위해 온천을 자주 이용했다. '세종실록'에는 "청주에 맑은 물이 있는데 산초처럼 쏘는듯해 초수(椒水)라 이름지어 여러 질병을 다스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수는 지금의 초정리다. 세종대왕이 한글창제의 과업에 몰두하던 중 안질·당뇨·욕창 등의 여러 질병으로 고생했으며, 치료를 목적으로 이곳에 행궁을 짓고 두 차례에 걸쳐 121일간 머무르며 요양했다. 세종대왕은 초정약수로 눈을 씻고 목욕을 했으며, 약수로 밥을 짓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 것이다. 물맛 좋으니 밥맛이 좋았을 것이고, 맑은 물로 김치나 화채를 만들었을 것이니 생기 돋는 기쁨을 즐기지 않았을까.

초정리에서는 단오와 백중일에 남녀노소 모두 모여 약수로 머리를 감고 등목을 했다. 남자들은 씨름과 농악을 즐겼으며, 여자들은 그네놀이를 즐겼다. 동네 청년들은 산속으로 달려가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일종의 탁족(濯足)과 풍즐거풍(風櫛擧風)을 즐긴 것인데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위를 대비한 시골 사람들만의 지혜였다.

온천은 초정약수 같은 탄산천 외에도 수안보, 온양, 동래온천 같은 단순천과 식염이 함유된 식염천, 알칼리 온천인 중조천, 유황이 함유된 유황온천 등이 있다. 온천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체질에 따라,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렸다.

차를 잘 마시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다. 차에 있는 각종 무기질은 우리의 몸을 약알칼리로 유지하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식사 후에 마시는 차는 산성화되기 쉬운 혈액이 약알칼리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예방기능도 갖고 있다. 그리고 대자연에서 자란 청정 약초나 채소류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영양분을 보충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며 질병을 치료하기도 했다. 쇠비름, 민들레, 질경이 같은 지천에 널려 있는 잡초들도 버릴 것이 하나 없다. 가장 좋은 약은 바로 자연이기 때문이다.

퇴계 이황은 '활인심방'에서 건강과 장수의 비법으로 '좋은 마음과 반듯한 생활습관'을 꼽았다. 좋은 물, 좋은 차, 좋은 음식은 기본이고 자신의 내면을 다스릴 수 있는 깨끗한 마음과 절제된 생활을 강조한 것이다. 살다보면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나친 욕망과 경쟁이 주는 경고의 메시지다. 이럴 때 우리는 번잡한 일상을 부려놓고 자연을 벗 삼아 텅 빈 충만을 즐겨야 한다.

음식은 물과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어지고, 그 정도의 차이에 따라 맛과 깊이가 달라진다. 좋은 음식은 사람을 건강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며 좋은 마음까지 갖게 한다. 그런 측면에서 청주는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초정약수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많은데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재료가 얼마나 많던가. 이 때문에 세종대왕도 이곳에 와서 웰빙음식을 즐겼던 것이고 주변 마을의 노인들을 초청해 양로연을 베풀었다. 고려시대에는 금속활자본 직지를 펴낸 흥덕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찰에서 자연식을 즐겼다. 100년 전에는 반찬등속이라는 책을 통해 양반가의 건강음식을 기록하고 보급했다.

그런데 왜 우리 곁에는 자랑할 만한 대표음식이 없을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는데 청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맛의 감동, 스토리의 감동, 건강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음식이 나와야 한다. 직지, 세종대왕, 반찬등속의 우성인자(DNA)를 찾아내고 시대성을 담는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빗소리가 소요스럽다. 장마가 끝나면 여름은 더욱 짙어질 것이고 마음은 정처없을 것이다. 올 여름에는 청주의 음식, 청주의 풍경과 함께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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